즐거운 노래장터

진행: 임석근 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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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노래장터

"우리는 다 괜찮다"

Author
데이빗
Date
2021-05-31 00:03
Views
1482
2008년 겨울,

아직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불던 날 새벽으로 기억합니다.

다 큰 아들이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깜깜한 새벽부터 공항에 배웅 나오셨던 부모님의 얼굴은,

아쉬움이 짙게 드리운 어색한 웃음이었습니다.

 

"밥 잘 챙겨 먹고, 몸 건강하게 잘 다녀와 아들?"

 

아주 짧지만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어머님의 포옹을 뒤로 한 채,

경상도 남자의 진득함을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끝까지 잘 다녀 오라는 말 한 마디 하지 못하시고,

멀찍이서 바라보시는 아버지를 둔 채,

그렇게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2-3년을 계획했던 미국에서의 생활이,

어느덧 13년이 되어 버렸고,

금방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아들의 모습도,

이제는 전화 통화로만 만나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 여자를 만나,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지금도,

부모님의 눈에는

여전히 그 때 그, 철 들지 않은 26살의 어린 아들의 모습 이겠지요.

 

 

 

 

 

요즘에는 화상 통화가 가능해서,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손녀와 함께 나란히 앉아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봅니다.

화면 너머,

세월의 흔적으로 남은, 주름살 가득한 부모님의 얼굴을 뵙습니다.

안색이 좋지 않아 보여 여쭙습니다.

 

"어머니 어디 안 좋으세요?" "별 일은 없는 거죠?"

 

그럴 때 마다 부모님의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우리는 다 괜찮다..."

 

 

 

 

 

아버지께서 위가 좋지 않아서 몇 달을 고생하시고,

잠도 잘 주무시지 못하며 병원 치료를 받는다고 누나에게 전해 들었을 때도,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는 다 괜찮다..."

 

어머니께서 무릎지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아 갔는데,

재활 치료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는 다 괜찮다..."

 

어머니께서 집 계단을 오르시다가 발을 헛 딛으시는 바람에

계단에서 넘어져, 온 몸이 크게 다치셨을 때에도,

부모님을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는 다 괜찮다..."

 

그리고는 이내 우리에게 되 물어 보십니다.

 

"너희가 고생이 많지? 사는데 힘들지는 않구?"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보니,

다 괜찮다는 말의 깊이가 어느정도 이해가 되어 집니다.

항상 최선의 것을 주셨음에도,

여전히 더 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그 말에 담겨진 사랑을

아주.. 아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그저 지척에서, 함께 만나 얼굴 보며,

살과 살을 맞대어 곁에 있어 드리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듯이 감사하며 기뻐하시는 부모님이신데,

 

멀리 이국 땅에서,

그 마저도 해 드리지 못 하는, 불효의 아쉬움과 겹쳐

우리는 다 괜찮다는 그 말을 듣는 것이,

더욱 미안하고, 또 죄송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노년을 바라보시며,

당신들의 건강을 더욱 생각 하시며 걱정하셔야 하는 나이에도,

여전히 아들 가족의 건강 걱정에 밤을 새우며 기도하시는 그 사랑이.

너무나 그립고, 또 그리운 밤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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