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서 83세 한국할머니 피습…경찰 “혐오범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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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한국 할머니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백인 여성에게 습격당한 사건에서 인종 혐오 논란이 불거졌으나 경찰은 정신 질환자의 이상 행동에 따른 소동으로 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83세 한국 할머니가 전날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인 웨스턴 가와 카운슬 가 근처에서 자신의 뒤통수를 때리고 도망간 백인 여자 때문에 넘어졌다.

왼쪽 뺨이 약 2.5㎝ 정도 찢어지고 무릎도 다친 할머니는 길가에 굵은 핏방울을 흘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27세 여성을 체포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패티 가르시아라고 밝혔으나 지문 조회 결과 본명은 알렉시스 듀벌로 드러났다고 랜디 에스피노사 경사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에서 전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린다 리라는 여성이 피를 흘리고 고통스러워하는 할머니 사진과 함께 가해자 백인 여성이 ‘백인의 힘’이라고 외치며 할머니를 때렸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사회에서 백인 우월주의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터진 사건이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에스피노사 경사는 가해 여성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말한 목격자가 없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해당 여성이 술에 취했거나 정신질환을 겪는 것처럼 보이는 노숙자였다면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면서도 경관들에게 상스러운 말을 쏟아냈다고 소개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셍 봉프라찬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해 여성의 폭행 장면을 보진 못했지만, 여성이 “힘은 힘(power is power)”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되뇌었다면서 자신과 다른 남성이 추격하자 흑인 비하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봉변을 당한 할머니는 통역을 거쳐 경찰에 무방비 상태로 습격을 당했으며 무엇에 맞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사건을 알린 린다 리는 피해 한국 할머니가 미국 여권을 소지하고 30년 이상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해 온 한국계 미국민이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기 싫어 아파트에서 혼자 거주한다고 소개했다.

‘가짜 뉴스’가 아니냐는 항간의 지적이 나오자 린다 리 씨는 “절대 사실”이라면서 “언론 보도에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가짜 뉴스를 생산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미국이 현재 얼마나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지에 관한 내 목소리를 내고자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미국 대통령이 증오와 부정의 문화를 독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일이 버스를 기다리거나 거리를 걷던 내 할머니에게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두려움을 토로했다.

린다 리의 페이스북 계정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돼 관련 내용을 볼 수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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