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국정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보고서, 외교안보수석실서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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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발췌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으며, 이 보고서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을 통해 정치권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6일 국정원 적폐청산 TF로부터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및 공개사건’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검토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정황이 있는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할 것을 권고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 5월 4일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할 목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검토’라는 제목의 10쪽 분량의 발췌본 보고서를 작성해 같은 달 7일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시 대통령 보고용 보고서는 국가안보망을 통해 보고됐으며, 대통령 비서실장과 외교안보수석에게는 복사방해용지에 출력한 보고서가 인편으로 전달됐다. 또 외교안보수석실 소속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에게도 사본 1부가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개혁위는 2012년 대선 당시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이 12월 14일 부산지역 대선 지원 유세에서 언급한 내용은 국정원이 2009년 5월 7일 보고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검토’ 발췌본 보고서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또 2013년 1월 ‘월간조선’에 보도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검토’라는 제목의 문건 역시 2009년 5월 7일 국정원에서 배포한 보고서와 동일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개혁위는 “국정원 보고서가 정치권과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해당 보고서가 2012년 12월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로부터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판단 근거로 월간조선이 입수·보도한 문건에 복사방지용 특수문자가 있는 점을 들었다.

청와대에 보고한 보고서는 복사방해용지에 출력돼 있으나, 국정원 내부에서는 복사방해용지를 사용하지 않아 유출된 보고서는 국정원 내부용이 아닌 청와대에 배포된 보고서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배포된 보고서 말미에는 ‘※추가배포 : 외교안보수석’이라는 표시가 있으나, 월간조선에 게재된 보고서 말미에 ‘추가배포’ 표시가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외교안보수석실에 보고된 보고서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개혁위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2013년 6월 24일 103쪽에 달하는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공개한 데 대해서는 국가정보원직원법 제17조(비밀의 엄수)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개혁위는 “언론에 알려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검토’ 제하 발췌본 보고서는 10쪽에 불과한 반면, 공개된 전문은 무려 103쪽에 달하고 남북 정상 간 대화 일체가 상세히 기록돼 있어 동 회의록을 공공기록물로 판단하더라도 남북 정상 간 대화에는 군사·외교·대북관계 등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회의록 전문 공개와 관련해 국정원이 청와대와 논의하는 등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확인한 결과 해당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직접 접촉 또는 유선을 통한 사전조율 여부에 관해서는 확인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개혁위는 회의록의 법적 성격과 관련, “청와대가 회담 주관기관인 점, 청와대가 녹음파일을 생산하고 국정원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녹취록을 단순 작성해 청와대에 제공한 후 청와대 수정 지시에 따라 수정작업을 실행한 점,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최종적으로 회의록을 수정해 대통령에게 보고한 점, 청와대 지시에 따라 최종 보고된 회의록 사본을 토대로 국정원 회의록을 작성·보관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이 회의록은 실질적으로 대통령기록물로 판단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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