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규제에 中 반도체장비 수입 40% 감소…한국산도 ‘반토막’

반도체 패권전쟁(CG)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의 지난달 반도체 생산장비 수입이 급감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작년 동기보다 40% 줄어든 23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소치다.

이 같은 수입 감소는 미국이 지난 10월 미국 첨단기술이 중국 군사력에 활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규제가 나오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장 설립을 주도하면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KLA,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이들 3사는 지난해 중국에 145억달러(약 18조6천억원) 규모의 장비를 수출했다.

그러나 중국이 더는 미국산 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되자 그렇지 않아도 반도체 수요 부진에 시달리던 세계 반도체 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스마트폰·PC 등 디지털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반도체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최근 PC·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반도체 산업도 재고 소진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의 규제는 미국 외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도 적용되면서 일본·한국·네덜란드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 수출도 급감했다.

11월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3억4천900만달러(약 4천500억원)에 그쳤다. 새 규제 발표 직전인 9월에 비해서도 30% 가까이 감소했다.

일본·한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액도 6억8천700만달러(약 8천800억원)와 2억2천700만달러(약 2천900억원)로 40%와 50%가 줄어들었다.

이 규제로 각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중국 현지 생산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철수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수출 규제는 중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약화하기도 하지만 미국 기업의 매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램리서치는 규제 발표 직후 내년 매출이 20억∼25억달러(약 2조5천600억∼3조2천1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2023 회계연도에 매출 25억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KLA는 12월로 끝나는 현 분기에만 매출이 1억달러(약 1천282억원)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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