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하는 나토 사무총장과 독일 국방장관
독일 정부가 24일(현지시간) 자국제 레오파드2 탱크(전차)의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 여부에 대해 조만간 관련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레오파드 전차와 관련해 현재까지 새롭게 달라진 입장은 없다고 전제한 뒤 “우리의 결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레오파드 전차를 보유한 파트너 국가들을 상대로 필요하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전차 운용 관련 훈련을 시작해도 된다고 “분명하게” 권장했다고 강조했다.
유럽 다수 국가가 운용 중인 레오파드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재수출 승인이 필요한 상황인데, ‘훈련 권장’ 발언은 재수출 승인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자국 차원의 레오파드 전차 상황도 살피고 있다면서 재고뿐만 아니라 무기체계 호환성, 정비·보수 문제 등이 전반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생기면 신속히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피스토리우스 장관과 회동에서 독일제 전차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곧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원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결론을 곧 낼 것이라는 독일측 메시지를 환영한다”며 “이미 지난주 (군사지원 관련) 굵직한 발표들이 있었고, 우리가 하나의 동맹으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발표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현 국면에서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 지원이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의 새로운 공세를 격퇴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를 재탈환하고 독립된 주권 국가로 승리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은 자국의 우크라이나 전차 지원은 물론 레오파드를 보유한 다른 유럽 국가들이 지원하려는 것에 대해 그간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연일 전차 지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독일의 주저함이 나토 회원국 내 ‘균열’을 조장한다는 비판과 함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결단을 촉구하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이 회견 중 “결정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우리는 단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한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한편, 폴란드 정부는 독일 당국에 레오파드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위한 재수출 승인을 공식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마리우시 블라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독일은 이미 우리의 요청서를 수령했다”며 “독일도 레오파드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는 국가에 합류할 것을 호소한다”고 공개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