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웨이퍼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분사한 반도체 회사를 2천800만 파운드(약 424억 원)에 인수한 곳이 중국 투자그룹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영국 반도체 회사 플루쏘(FLUSSO)는 지난해 8월 인수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한 회사와 글로벌 사모펀드가 공동으로” 자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케임브리지대 사업 부서의 지원을 받아 분사했으며 유량(flow) 센서 기술을 개발해 2020년 첫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6일 영국 정부 기업 자료를 통해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상하이 쓰얼치 엔터프라이즈 매니지먼트 파트너십’이 플루쏘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 등록 정보에 따르면 쓰얼치는 2021년 말 상하이에 새롭게 등록한 법인이며 푸젠성에 본부가 있는 전신투자파트너십이 지분의 80%를 소유하고 있다.
전신투자파트너십은 2000년 상하이에 세워진 투자 기업 바오딩 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다.
바오딩 인베스트먼트의 한 임원은 SCMP에 “바오딩이 전신의 모회사이고, 쓰얼치는 계열사”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베이징 증권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바오딩은 중국 국영 자산운용사 차이나 에버브라이트, 상하이 정부 산하 회사 등 여러 국영 투자자와 민간 투자자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바오딩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로 반도체와 관련 전자제품에 중점을 둔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플루쏘가 중국 자본에 인수됐다는 소식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동맹을 규합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해 11월 영국 정부는 그해 7월 마무리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자국 반도체 회사 뉴포트 웨이퍼 팹(NWF) 인수가 국가안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수 철회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윙테크는 네덜란드 자회사를 통해 6천300만 파운드(약 957억 원)를 투자해 인수한 NWF의 보유 지분 100% 중 관련 법 발효 이후 매수한 86%를 매각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월 심사를 거쳐 민감한 분야에서 해외 기업의 영국 기업 인수·투자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 국가안보투자법(SNI Act)이 발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