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2기 면허 만료되더라도 재허가 심사 중 가동 허가
환경단체 “노후원전 위험 외면”…당국 “전력난 고려한 결정”
미 연방 당국이 캘리포니아주에 마지막으로 남은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해 기존의 운영 면허가 만료된 이후에도 재허가 심사가 끝날 때까지 이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방안을 이례적으로 승인했다.
3일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전력 공급업체 ‘퍼시픽 가스 앤드 일렉트로닉'(PG&E)이 제출한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의 가동 방안에 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
통상 원전 재허가 심사를 완료하는데 거의 2년 가까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PG&E는 이번 결정으로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의 기존 면허가 만료된 이후에도 원전을 계속 가동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면허 만료 최소 5년 전에 원전 재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는 기준을 PG&E가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원자력규제위가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의 계속 가동을 승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PG&E가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의 재허가 신청 절차를 촉박하게 진행하게 된 것은 최근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의회가 이 원전의 폐기 방침을 철회하고 수명을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당초 원전에 부정적이었으나 여름철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가 나지 않자 주 전력 생산의 약 9%를 차지하는 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법안을 마련해 지난해 통과시켰다.
‘마더스 포 피스’ 등 현지 환경단체들은 노후한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이 지진 단층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위험하고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이 원전의 계속 가동을 승인한 원자력규제위를 비판했다.
반면, 원자력규제위는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의 가동이 주민 건강과 안전에 부당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름철) 캘리포니아 전력망의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전을 가동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