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폭설…’홍수 우려’ 요세미티 공원 폐쇄까지

지난달까지 폭설로 몸살을 앓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州)가 이번에는 이상고온으로 홍수의 위기에 직면했다.

관광명소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비롯한 각 지역은 폭설로 쌓인 많은 눈이 급격히 녹으면서 불어난 물에 휩쓸리지 않을까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26일 AP 통신·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주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 기온은 평균보다 20도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요세미티 공원이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부 지역 기온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낮 최고기온이 26도를 넘어설 전망이다.

미 서부에는 지난달 겨울 폭풍이 몰아쳐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비롯한 곳곳에 많은 눈이 쌓였는데, 원래 천천히 녹으면서 강으로 흘러 들어가야 하는 이 눈이 고온으로 지나치게 빠르게 녹아내리면 강이 범람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산기슭에 있는 파인 플랫 저수지는 최대 물 100만 에이커 피트(1에이커 피트=123만L)까지 저장할 수 있으나 올봄에는 이 저수지에 물 약 300만 에이커 피트가 들이닥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전날인 25일 기준 시에라네바다 남부 산맥에는 평균 적설량의 322%에 달하는 눈이 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100년 전 물이 빠진 뒤 분지로 변해 각종 견과류와 우유, 과일 등 산지 역할을 해왔던 툴레어 호수에도 지난달 다시 물이 차올랐다. 지금까지 이곳에 있던 농지 약 242㎢가 침수됐다고 한다.

요세미티 공원에 있는 머세드강이 흘러넘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소속 수문학자 브렛 휘틴은 “(이 강이) 이번 주 후반이나 주말에 홍수 단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에라네바다 동쪽의 카슨강 동부 분기점도 주말 내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요세미티 공원은 대부분 계곡을 이달 28일부터 최소 다음 달 3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캠프장과 숙박 시설 예약은 자동으로 취소된다.

툴레어 호수 인근 도시 코코란 시는 제방을 1m가량 더 높이는 긴급 공사에 돌입했다. 제방 뒤쪽 물은 현재 54m까지 차올랐는데, 이는 제방 꼭대기를 불과 3m 남긴 수준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대학의 기후과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빅 멜트'(Big melt)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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