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FIFA와 라이선스 계약 갱신 실패…FIFA 시리즈→EA스포츠 FC24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컴퓨터게임으로 꼽히는 EA(일렉트로닉 아츠)의 FIFA 시리즈가 30년 만에 다른 이름으로 출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게임 개발업체 EA가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라이선스 연장계약 갱신 불발에 따라 이번 달 말부터 게임명을 변경한다고 보도했다.
오는 29일 공식 출시되는 EA 게임의 명칭은 ‘EA스포츠 FC24’로 결정됐다.
라이선스 연장계약이 갱신됐더라면 ‘FIFA 24’라는 이름이 붙었을 이 게임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컴퓨터게임으로 꼽힌다.
지난 1993년 처음 출시된 FIFA 시리즈는 매년 2천400만 개가 판매된다.
누적 매출은 200억 달러(약 26조7천억 원)에 달하고, 현재 사용자 수는 1억5천만 명 이상이다.
EA는 FIFA에 이름을 빌린 대가로 연간 1억5천만 달러(약 2천억 원)를 지불했다.
그러나 FIFA는 지난해 라이선스 연장계약 협의 과정에서 명칭 사용료를 2배 이상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EA는 결국 FIFA와 결별하기로 했다.
EA는 FIFA와 계약이 무산됐지만, 각국의 축구 리그 및 구단과는 계약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새 시리즈에선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각국의 인기 축구팀과 선수들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게임 업계에서 EA의 기술력이 독보적인 만큼 소비자들도 명칭 변경과 관련 없이 새 시리즈를 구입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다만 30년간 시장을 지배했던 상품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EA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는 EA가 올해 마케팅 비용을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이상 지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5년간 마케팅 비용 평균치보다 32% 급증한 수치다.
앤드루 윌슨 EA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설명회에서 “사업상 리스크는 원하지 않는다”라며 “마케팅 비용을 더 썼고, 앞으로도 더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