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고교·대학시절 부정당해” 울먹여…증언거부

“열심히 했을 뿐인데…시도 때도 없이 공격받아”

한인섭도 증언 거부…”조국 자녀 인턴증명서 관여 안해”

법정 향하는 조국
법정 향하는 조국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1.6.25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박형빈 기자 = 입시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25일 법정에서 모든 증언을 거부하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는 이날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조씨는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하고자 하는데, 거부 사유를 밝히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며 “허락하면 짧게 말하겠다”고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구했다.

그는 “저는 당시 다른 학생들처럼 학교와 사회, 가족이 마련해준 프로그램에 참석해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을 뿐”이라며 “이런 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조씨는 “저와 제 가족이 사는, 일하는 곳에서 여러 일들을 당해야 했다”며 “재판의 유리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친구들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10년 전 기억이다 보니 (검찰 조사에서)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한 것도 있고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부모님이 기소된 이 법정에서 딸인 제가 증언하는 게 어떤 경우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이날 입장을 말하던 중 감정이 복받친 듯 잠시 울먹였고, 말을 마친 뒤 눈물을 훔쳐내기도 했다. 조씨의 발언을 듣던 조 전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 천장을 바라봤고, 정 교수도 눈물을 보였다.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면 자신이나 친족이 처벌받을 우려가 있는 내용에 관한 증언은 거부할 수 있다. 앞서 조 전 장관도 작년 9월 별도로 진행된 정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모든 질문에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검찰은 개별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증언 일체를 모두 거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모든 신문 내용에 증언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 만큼 질문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었으나 증언을 거부하면서 40여분 만에 재판이 마무리됐다. 조씨는 이날 증인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외부와 접촉 없이 법원 내부 통로를 통해 법정에 출석했다.

한인섭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
한인섭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씨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한인섭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도 자신이 이 사건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이라며 증언을 모두 거부했다.

한 원장은 조 전 장관 부부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발급에 관여한 의혹을 받지만, 앞서 작년 7월 정 교수의 재판에서도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제가 2006∼2014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센터장을 맡았지만, 증명서 발급은 사무국장의 몫이었다”며 “제가 관여하지 않았고, 오래전 일이라 기억하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조사가 끝났는데도 저에 대해 처분을 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저를 증인으로 신청하려면 먼저 저를 ‘피의자’ 지위에서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조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증언 거부로 무산되자 다음 달 신문이 예정됐던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씨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검찰은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자녀들을 부르는 게 망신주기라지만 명백히 사실이 아니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 조민씨와 같은 시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참석했다는 단국대 장영표 교수의 아들 등 조씨의 친구들을 증인으로 소환해 입시비리 심리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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