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오스카상’ 시상식 참석한 셀린 송 감독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볼룸에서 열린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 도착하고 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아카데미 거버너스 어워즈는 ‘명예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공로상 행사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영화계 최고 권위의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작품상과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후보에 올랐다.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3일(현지시간)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각본상 후보로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셀린 송 감독을 각각 지명했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큰 줄기로, 엇갈린 운명 속에 인생과 인연의 의미를 돌아보는 과정을 그렸다.
셀린 송 감독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직접 각본을 써서 연출한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져 ‘한국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송 감독은 과거 한석규·최민식 주연의 ‘넘버 3′(1997) 등 영화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기도 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놓고 ‘오펜하이머’, ‘바비, ‘아메리칸 픽션’, ‘추락의 해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Maestro), ‘바튼 아카데미'(원제 The Holdovers),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9편과 경쟁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12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여주인공 ‘나영을, 한국배우 유태오가 첫사랑 상대인 나영을 그리워하다 그를 애타게 찾아가는 ‘해성’ 역을 맡아 열연했다.
두 배우의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 지명 여부도 기대를 모았으나, 연기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돼 미 영화계에서 화제를 모은 뒤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지난 7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비영어권 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이밖에 미국 독립영화·드라마 시상식인 고섬어워즈 작품상,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을 받는 등 미국의 지역별 각종 영화제에서 잇달아 상을 받았다.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들이 매긴 평균 점수는 현재 96%(100% 만점)다.
한편, 탈북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도 지난해 12월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 후보에 올라 관심을 모았으나, 이날 발표된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