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마스 타코(CHAMAS TACOS)’ 앞 글자 C에 불 꺼져 경찰 출동
‘테러 위협’ 긴장 고조에 장난 전화도 빗발…당국 “강경 대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여파로 유럽 전역에 테러 위협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과잉 경계 태세로 인한 황당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서남부 발랑스에 있는 한 할랄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전날 밤 경찰이 들이닥쳤다.
‘샤마스 타코(CHAMAS TACOS)’란 이름의 이 패스트푸드점 외부 조명 간판이 오작동하면서 맨 앞 글자 ‘C’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하마스 타코(HAMAS TACOS)’로 읽힌 게 화근이었다.
경찰은 시장에게도 이 ‘문제의’ 간판이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 측은 그러나 “C라는 글자는 몇 달 동안 고장 나 있던 상태였고, 심지어 식당 전면을 개조하려고 견적도 받아 둔 상태였다”고 억울해했다.
식당 측은 또 “누가 경찰에 신고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마스와의) 상관관계를 전혀 생각도 못 했다”며 “샤마스 타코는 동네의 작은 식당이 아니고 대형 프랜차이즈”라고 강조했다.
2014년 설립된 샤마스 타코는 현재 프랑스와 벨기에에 총 72개 지점을 갖고 있다.
동영상 촬영자에 따르면 경찰들은 식당 간판 조명이 꺼질 때까지 한 시간 동안 머물며 기다렸다고 한다.
테러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프랑스에서는 이를 악용한 ‘장난 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은 이날로 벌써 네 번째 테러 위협 신고가 들어와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앞선 세 차례 신고 모두 ‘가짜’였다. 관광객들도 점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날 오전 프랑스 전역의 공항 14곳에서도 폭탄 테러 위협이 발생해 최소 8개 공항에서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전날에도 공항 6곳에 테러 신고가 들어가 소동이 빚어졌다.
관광 명소나 공항뿐 아니라 학교,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에도 허위 폭탄 신고가 들어갔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허위 신고자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에리크 뒤퐁 모레티 법무부 장관은 전날 일선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허위 위협으로 장난치는 사람들을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며 미성년자의 경우엔 “그 부모가 자녀들이 초래한 손해를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사람들을 위험이 발생할 것으로 믿게 하거나 이미 발생했다고 믿게 할 목적으로 허위 정보를 전달하거나 흘리면 형법상 최대 징역 2년형과 3만 유로(한화 약 4천300만원) 벌금형으로 처벌받는다.
타인에게 직접 위험을 위협한 경우엔 징역 3년에 벌금 4만5천 유로(약 6천400만원)로 형이 세진다.
행정 기관에 직접 허위 신고한 경우 징역 6개월에 7천500유로(약 1천만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