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입에 비트코인 ‘출렁’…테슬라 급락에 재산 17조원 증발(종합)

비트코인 시세와 테슬라 로고 합성 사진

[트위터 게시물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 뒤 비트코인 시장이 출렁거렸다.

또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테슬라가 시세 급락에 영향을 받으면서 주가가 크게 빠졌고, 머스크의 재산도 하루 사이에 거의 17조원이 증발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은 22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매트릭스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한때 5만 달러(5천560만원) 아래로 떨어져 4만7천700달러(5천300만원)까지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말한 뒤 비트코인 가격은 미끄러지면서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금 투자가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유로퍼시픽캐피털 CEO 피터 시퍼의 의견을 반박하면서도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이 하루 전과 비교해 한때 17% 폭락한 뒤 하락 폭을 다소 줄였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5∼8% 하락한 5만2천∼5만3천달러(5천700만∼5천800만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더리움도 한때 12% 이상 빠진 1천700달러(약 189만원) 선까지 밀렸다.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머스크의 발언 이후 21일 개당 5만8천달러(6천400만원)로 고점을 높였지만 22일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이달 초 암호 화폐를 껴안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거의 50% 상승했지만, 머스크가 냉대하면서 가장 큰 디지털 자산(비트코인)에 (다시) 손해를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2일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테슬라는 8일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공시해 랠리를 촉발했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 보인다는 머스크 발언이 이날 거래를 재개한 암호화폐 기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토요일(20일)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고, 개인 투자자와 달리 정상 영업시간을 따르는 기관투자자들은 월요일(22일)에 머스크 트윗에 반응을 보이면서 가격이 하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의 발언을 떠나 비트코인 유동성이 한정돼있는 만큼 사소한 소식에도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JP모건체이스 전략가 니콜라오스 패너지어소글루는 투자 메모에서 “디지털 코인의 유동성은 S&P 500 지수나 금보다도 낮기 때문에 작은 흐름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머스크의 비트코인 트윗은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도 일조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8.55% 하락한 714.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작년 9월 23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가 뉴욕증시에서 일제히 하락했지만,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테슬라가 더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머스크의 재산도 하루 만에 152억달러(16조9천억원) 증발했다고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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