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거래 중인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에 신규 서비스의 최소 51%를 중국 국적이 아닌 기업에 판매하라고 요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대로 적용되면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신규 고객 구성과 중국 기업의 해외 연산 자원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합뉴스가 전한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 요구는 관련 사정을 아는 소식통 5명을 근거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최근 몇 달 사이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에 해당 기준을 알린 것으로 보도됐다. 이전에는 없던 제한 조치로, 기존 계약은 대상에서 제외되고 신규 계약에만 적용된다.
지침은 문서가 아니라 엔비디아 영업 조직과 지역 담당자를 통해 구두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대상은 아시아의 고객사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 고객사에 걸쳐 있다. 엔비디아는 관련 입장문에서 미국산 칩으로 구축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가 미국 인공지능 기업의 세계 시장 경쟁을 뒷받침하며, 자국 인프라의 세계적 확산은 미국의 오랜 정책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술기업들은 첨단 미국산 칩을 직접 구하기 어려워 해외 데이터센터를 빌려 인공지능 모델 학습 등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확보해 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경쟁 속에서 이번 조치가 중국의 추격을 더 어렵게 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내 엔비디아 인공지능 칩 암시장에 관여하는 중개업자들을 단속하는 동시에 해외 데이터센터 임대를 통한 중국 기업의 접근도 막으려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엔비디아의 요구로 클라우드 서비스 업계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고 짚었다. 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한 업체는 미국 밖에서 중국 이외의 고객을 충분히 찾기 어렵다며, 조치가 엄격하게 시행되면 사업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기술기업들이 동남아시아 등지 데이터센터의 최대 고객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