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 편지쓰기

Author
기도하는엄마
Date
2020-06-17 05:06
Views
785

물 안개가 사방을 가로막아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 

낯설지만 익숙한  음성


“이리오시오 이리 오시오”


선명해지는 목소리와 실루엣.

손을 뻗은 채 부르는 소리.

30년 전에 떠난 남편.


“나.. 너무 힘들어요

너무 아파.. 나 좀 데리고 가 주세요”


두 사람 사이를 가른 물줄기가 흐르고 아내의 팔은 이미 남편에게로 뻗어있지만 닿지않는다.


“ 고생하지 말고 건너오세요”


아무리 발버둥을쳐도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와 턱없이 짧기만 한 팔.


“난 이렇게 힘든데 당신은 그렇게 편해요?

유리조각들이 살 속으로 파고드는데..

 어쩜 당신은 그리 편합니까?

30년 전에도 그랬어요 

나와 어린 두 딸 버리고 떠날때도 당신은 당신만이 전부였어요 ”


“다 내려 놓고 나와 갑시다. 이리 오시오”


내 민 손을 잡고 싶어도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와 온 몸으로 퍼지는 통증들이 더 괴롭기만 할때

흐는끼는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쭈그려앉아 울고있는 막내딸의 모습.


“당신이 내민 손.. 이젠 제가 부리칠게요. 

우리 막내가 울어서 난 못가겠어요. 

당신 원망 많이 했는데  편안해보이니 걱정안하랍니다.

난 좀 더 있다갈게요”


마지막인사를 건내고 뒤돌아서는데 꼼짝않던 두 발은 풀려 막내 딸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쭈그러앉아있는 막내딸 등을 감싸며 흐느끼는 엄마.


“아가 미안해

아가야 울지마… 엄마 안갈게 

우리 딸 옆에 있어줄게 울지마 아가야~” 


얼마나 울었는지 짓눌린 가슴으로 숨이 잘 안쉬어져 몸부림을 치다

턱하고 터지는 숨과함께 잠에서 깬 엄마.

고열에 시달려 온 몸은 땀에 젖어있고 밤새 발버둥치던 몸부림은 헝크러진 이불자리가 말해준다.

한참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두 다리의 감각이 없음을 느끼고 시선이 다리에 머물때

두 다리 위에 쓰러지듯 엎드려 잠든 막내딸.

밤새 물수건 찜질을 해서인지 퉁퉁부어있는 두 손 위로 포개지는 엄마의 손.

엄마의 빰에서 흘른 눈물은 포개어진 두 개의 손등위로 소리없이 떨어진다.



“나는 원망했어요 

왜 나만 이런 시련 주는지.. 왜 내게만 이런 고통주는지..

코로나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와보니 알겠어요

당신이 주는 시련이 선물이였다는 걸…

30년 동안 당신과 함께 이 두 아이들을 키워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내요.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었음을 알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아직 우리 딸들 위해 내가 해줄 게 많아 다시 곁에 있게 해 준것도 감사해요.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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