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작가 JK 롤링
영국 소설가 JK 롤링이 가정 폭력을 행사한 전 남편이 ‘해리포터’ 1권 원고를 ‘볼모’로 숨겼던 일을 털어놨다.
롤링은 ‘JK 롤링의 마녀재판’이라는 새로운 팟캐스트에서 1993년 전 남편 호르케 아란테스와 이혼하고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원고를 완성하던 과정을 공개했다고 더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롤링은 “결혼 관계가 매우 폭력적이고 통제적으로 됐다. 내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전 남편은 가방을 뒤졌고 나는 현관 열쇠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남편은 ‘해리포터’ 원고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왜냐면 어느 순간 원고를 가져다가 숨겼기 때문이다. 원고가 볼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편이 알아채지 못하게 원고를 매일 몇 장씩 가져다가 복사를 했다”며 “그가 원고를 태우거나, 가지거나, 떠나지 못하게 볼모로 삼을 것으로 의심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원고보다 더 열심히 챙긴 건 딸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1992년 결혼했으나 약 1년 뒤 아란테스가 롤링을 집 밖으로 끌고 나와 폭행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헤어졌다.
이후 롤링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싱글맘으로서 복지수당을 받아 살면서 원고를 완성했다.
현재 롤링의 순자산은 약 8억5천만파운드(1조3천억원)라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롤링이 2020년 전 남편의 폭력을 처음 밝혔을 때 아란테스는 기자들에게 이를 인정하면서도 미안하지 않다고 해서 비난을 샀다.
롤링은 “어느 날 밤 전남편이 무척 화를 냈고 나는 드디어 떠나기로 했다. 그러자 그는 매우 폭력적으로 됐고 딸을 숨긴다고 했다”며 “나는 싸움을 걸어서 대가를 치렀다. 폭력적인 장면은 내가 도로에 누워있는 데서 끝났다”고 말했다.
롤링은 또 팟캐스트에서 트랜스젠더 이슈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역풍을 맞지 않고 널리 사랑받는 동화작가로 기억됐을 것이란 의견에 관해 “그런 유산엔 관심 없다. 나는 현재가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롤링은 여성을 ‘생리하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칼럼에 반발해서 여성을 여성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트랜스젠더 혐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또 ‘해리포터’에서 흑백논리를 경계하라고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드레날린을 양심의 소리로 착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내가 보기에 양심은 아주 작은 소리로 ‘다시 생각해봐. 더 깊이 들여다봐’라고 말을 건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