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명 중 4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이후 국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선 후보 암살 시도에도 여론조사상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 구도는 여전히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이터와 입소스가 15∼16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43%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41%보다 2%포인트 앞섰다.
지지율 격차는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3%포인트) 내에 있었다.
로이터는 트럼프의 암살 시도가 유권자 정서에 큰 변화를 촉발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선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정치적 폭력에 대한 미국 국민의 걱정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유권자 992명을 포함한 전국의 성인 유권자 1천2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80%는 “국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통제 불능을 우려하는 비율은 민주당, 공화당 당원 그룹에서 비슷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13일 있었던 ‘트럼프 암살 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했으나, 총알이 귀를 스쳐 지나가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로이터는 이 사건은 1960년대 민주당 소속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암살된 후 196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로버트 F. 케네디가 살해된 것과 같은 격동의 정치적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유권자의 84%는 대선 이후 극단주의자들이 폭력 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74%가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
미국에서 정치적 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증 절차를 저지하려고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1·6 의회 폭동’ 이후 심해졌다.
폭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폭력을 용납하겠다는 비율은 낮았다.
‘자신이 속한 정당의 누군가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용인될 수 있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 6월 조사에서의 응답률 12%보다 낮아진 것이다.
‘정치적 신념으로 인한 공동체에 대한 폭력 행위가 우려된다’는 응답도 67%에 달해 작년 6월 조사 당시 응답률인 60%에서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입고도 살아남자 보수적 기독교계 일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의 가호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공화당원의 65%도 “트럼프의 생존은 신의 섭리 또는 신의 뜻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견에 동조하는 민주당원은 1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