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초반 ‘2연승’을 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공화당 경선 역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아닌데도 초반 2연승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압승에 이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까지 더해 초반 두번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현시대의 첫번째 비현직 공화당원이 됐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는 놀라운 속도로 공화당 경선판을 거의 정리했다”며 “일련의 형사적 책임과 2021년 1월 6일에 벌어진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그는 예비선거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당을 통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꺾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 조기 확정이 유력해졌다.
하지만 헤일리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움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CNN은 3년 전 1·6 의회난입 사태로 탄핵당한 후 워싱턴을 떠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2연승은 정치적 생존을 증명하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4차례에 걸쳐 91개 혐의로 형사기소된 상태여서 오는 11월 대선이 치러지기 전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CNN은 “트럼프의 승리는 그가 법적 문제를 활용해 그의 정치적 기반을 자신의 편으로 더욱 가깝게 만드는 정치적 박해 이야기를 쓰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출구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10명 중 약 8명이 2020년 대선에서의 조 바이든 당선의 정당성을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트럼프가 어떻게 ‘선거 부정론’을 정치적 재기의 엔진으로 성공적으로 활용했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특한 정치적 위치에도 주목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는 전직 대통령들이 불명예스럽게 은퇴하는 운명에 처한 것과 달리 (대선에서) 패배한 후에도 공화당에 대한 지배력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현직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