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미 대선에서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WP가 2022년 인구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Z세대로 불리는 18∼27세 미국 유권자는 4천2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거의 절반은 유색인종이다.
미국의 총유권자 수는 2억3천만명 정도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에서는 18∼27세 780만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유권자 등록’을 해야만 투표를 할 수 있는데, 현재 각 지역 대학에서는 유권자 등록을 안내하는 등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Z세대 유권자층은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쓰고 온라인 환경에 적응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특징이 있고, 코로나19 대유행과 학교 봉쇄를 겪은 세대다.
이 연령대는 과거 투표집단으로서의 영향력이 미미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2020년 미국 대선에서는 확실히 존재감을 떨쳤다.
18∼29세의 투표율은 2016년 대선에서는 44%에 머물렀으나 2020년 대선에선 53%로 뛰어올랐다. 특히 2020년 선거 당시 대학생의 3분의 2가 투표를 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IOP)의 여론조사국장인 존 델라 볼프는 투표에 대한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의 높은 열정이 올해 청년층 투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이 점에 주목해 대선 운동을 펼쳐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학 캠퍼스와 소셜미디어(SNS)에서 디지털 광고를 확대했고, 대선 관련 청년 조직원도 전국적으로 두배 늘렸다. 격전지에서는 캠퍼스 투어도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튜버 로건 폴, 게임 스트리머 아딘 로스와 교류하면서 젊은층, 특히 젊은 남성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왔다.
WP는 최근에 나온 조사를 제시하면서 Z세대 표심이 해리스에게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4일 발표된 하버드대 조사에서는 18∼29세 유권자 64%가 해리스, 32%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IO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젊은 민주당원의 74%가 11월 대선에서 “확실히”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젊은 공화당원은 60%만이 “확실히” 투표하겠다고 했다.
‘기후변화, 낙태, 건강관리, 총기폭력 예방 등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어느 후보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엔 해리스를 꼽은 젊은 유권자가 최소 20%포인트 더 많은 것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