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치닫던 美-사우디, 해빙 분위기…계기는 ‘공동의적’ 이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지난해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악화했던 미국과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해빙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사우디의 외교적 갈등이 해소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0월 OPEC 플러스 (OPEC+)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 결정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도울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에도 악영향을 준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 여론에 민감한 상황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향해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통적 동맹 관계를 위협할 정도로 고조됐던 긴장이 해소된 결정적인 계기는 공동의 적으로 꼽히는 이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이란이 대규모 시위 등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으로 악화한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사우디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 지역에 전투기와 폭격기를 급파, 이란의 공격 계획을 무산시켰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미국 정부가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한 것도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됐다.

카슈끄지는 지난 2018년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됐다.

미 정보 당국은 암살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국제적인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양국관계가 냉랭해졌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해 계획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정보기관의 결론을 공개해 사우디와 외교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지난해 11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기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민사소송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외국 지도자로서 면책특권을 지난다’는 의견을 냈다.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었던 카슈끄지 암살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입장을 바꾸자 사우디도 한층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안보와 정치 분야에서 미국과 아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의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의 원유 증산 요구에 대해 사우디는 아직 ‘국익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무함마드 왕세자가 과거 사우디 지도자들과는 달리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 러시아나 중국 등에 접근하고 있는 것도 양국관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관련기사

Picture of 윤정 이

윤정 이

Leave a Replay


최신 애틀랜타 지역뉴스

구인구직

FM96.7 / AM790
애틀랜타 라디오코리아

애틀랜타 라디오 코리아는 LA, 시카고, 버지니아, 애틀랜타를 연결하는 미주 라디오 네트워크를 통해 발빠른 미주 소식을 전달해드립니다.

리 장의사
선우 인슈런스
코너스톤 종합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