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멕시코 내 새 공장 부지가 혼전 끝에 결국 미국 접경인 북부 지역으로 결정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에 테슬라 공장이 설립될 것”이라며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밤과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를 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네, 그들은 멕시코에 투자한다”고 확언하며 그간 혼전을 거듭하던 공장입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멕시코의 차관급 당국자는 테슬라가 새 공장과 관련해 투자하는 규모가 50억 달러(6조5천8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멕시코의 산업 수도’라고 불리는 누에보레온주는 리오브라보(미국명 리오그란데)강을 끼고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분석에 따르면 누에보레온주 수출의 80%가 미국을 상대로 할 만큼 대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산업단지와 생산공장이 밀집해, 약 2천600개 업체에서 60만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기아차와 LG 일렉트로닉을 비롯한 270여 개의 한국 기업도 들어서 있다.
2007년 1인당 소득 수준이 한국과 비슷할 만큼 멕시코 내에서 탄탄한 경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이전) 효과를 노린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이 지역의 문제는 물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도인 몬테레이를 비롯한 누에보레온 곳곳에서는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상당 기간 단수 조처가 시행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엘쿠치요 수로 2차 연장 사업과 라리베르타드 댐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완공까지는 4∼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정부는 이 때문에 테슬라의 누에보레온 진출에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이 점을 언급하며 “테슬라가 물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일련의 약속을 했다”며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의 산업용수 재처리와 재활용 등을 비롯해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테슬라 공장이 “상당한 투자와 많은 일자리를 의미한다”며 중장기적인 세부 사항은 향후 발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테슬라는 간판 차종 중 하나인 중형 SUV ‘모델 Y’의 내·외장을 바꾼 신형 모델을 생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테슬라 내부에서 ‘주니퍼’라는 암호로 불리는 이 작업을 통해 모델 Y의 내부와 외부를 크게 개선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내년부터 양산될 예정이라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모델 Y의 개조 모델을 내놓는다는 것은 회사가 점점 다양해지는 전기차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주력 차종들의 개선 모델을 생산할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테슬라의 멕시코 새 공장이나 모델 Y 개선판 계획 등은 1일 예정된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