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들 간의 맞짱은 끝났다. 이제는 선거인단 270명(총 538명의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두 진영의 막판 세대결만 남았다.
1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민주)와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공화)간의 TV토론이 마무리되면서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은 5주간의 마지막 스퍼트 구간에 접어 들었다.
국민들이 후보의 ‘내공’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인 후보간 TV토론은 9월 10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의 대통령 후보 토론에 이어 이날 부통령 후보 토론까지 각각 ‘단판 승부’로 진행됐다.
대통령 후보간 추가 TV토론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사전투표가 시작됐다는 점을 내세워 거부하면서 추가 토론은 불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차례의 암살 시도,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이뤄진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와 극적인 후보 교체 등 극적 요소들로 점철된 이번 대선 레이스는 양 진영간의 마지막 표결집 싸움을 남겨뒀다.
해리스 캠프와 트럼프 캠프는 남은 5주 동안 지지층내 투표율 제고 및 중도 부동층 표심에 대한 마지막 구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하기 시작한 앨라배마주와 같은 달 20일 대면 투표를 시작한 버지니아·사우스다코타, 미네소타주 등을 필두로 각지에서 이미 사전투표가 한창 진행중이다.
우편투표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쪽보다, 해리스 캠프 쪽이 대체로 사전투표에 더 적극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 측으로선 사전투표를 장려해 지지자들의 최종 투표율을 최대한도로 높임으로써 막판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샤이 트럼프'(여론조사때 지지 성향을 밝히지 않는 트럼프 지지자) 표에 맞서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 등 7개 경합주에 남은 기간 자금과 발품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범위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조사결과가 많지만 경합주 조사 결과는 기관마다 ‘승자’가 다르게 나오는 등 여전히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를 잡는 쪽이 승리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양측은 이 곳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13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부상한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오는 5일 대규모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경제, 국경안보, 낙태권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공약들도 거의 윤곽을 드러낸 상황에서 양측은 각자 유리한 이슈로 꼽는 낙태권(해리스)과 국경 안보(트럼프)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빅컷'(0.5% 포인트 인하)과 제3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8월 선거운동 중단 및 트럼프 지지 선언, 트럼프 관련 형사재판 연기(대선 이후로) 등으로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변수들은 상당수 사라진 상황이다.
현재로선 이란-이스라엘 전쟁 위기로 치닫고 있는 중동 상황의 향배 정도가 막판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줄 ‘남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