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성 지지자’ 피살… 미 전역 정치테러 공포 확산

10일 유타주 한 대학에서 강연 중 총격으로 숨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유명한 우익 활동가의 피살을 계기로 미국 내 정치테러의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미국 내 정치폭력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점점 잦아지고 있고, 이에 ‘폭력적 포퓰리즘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이날 미 유타주의 한 대학에서 강연 중 총격을 받아 암살된 찰리 커크(31)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가까운 인물로,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이자 대표다.

미 당국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정치 폭력의 또다른 예라며, 이는 이제 미국 사회의 특징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1년여간만 해도 미국 내 정치 폭력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미네소타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과 배우자가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 남편이 새벽 자택에 침입한 범인의 총격을 받고 숨겼고,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같은 당 다른 의원 부부 역시 같은 남성의 총격으로 크게 다쳤다.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호트먼 의원은 낙태권 보호와 마리화나 합법화 등의 입법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총격범의 차량에선 정치인 약 70명의 이름이 정친 노트가 발견됐다.

지난 4월엔 미 민주당의 대권주자 중 한명인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유대인인 샤피로 주지사의 가자전쟁에 대한 입장이 팔레스타인인의 죽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어 5월엔 워싱턴DC 시내에서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 과거 반전 단체와 극좌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총격범은 당국에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위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해 두차례나 암살 고비를 넘겼다.

그는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를 다쳤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범행 동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당국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행사를 찾아보는 등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중 골프장에 매복해있던 50대 남성이 적발됐다.

이 남성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였으나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인 정책에 실망해 등을 돌린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커크의 죽음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등은 ‘급진 좌파’를 탓하며 분열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수년간 급진 좌파는 찰리와 같은 훌륭한 미국인들을 나치와 세계 최악의 대량 학살자, 범죄자들에 비교해왔다”고 주장했다.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전력을 다해 좌파를 탄압’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폭력 시위에 자금을 대는 모든 좌파 단체를 폐쇄하고 기소해야 한다. 자비는 없다”고 주문했다.

일론 머스크도 “좌파는 살인 정당”이라고 썼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미국 내 문화전쟁 등과 맞물려 이념 충돌과 정치적 극단주의가 점차 폭력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미 하원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커크를 기리기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지만, 곧바로 뿌리 깊은 갈등을 드러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회의 중 의원들에게 ‘커크와 그의 가족을 위해 잠시 기도하자’고 요청했고, 약 30초간 침묵이 이어졌으나 곧 소란이 벌어졌다.

극우 성향의 공화당 로런 보버트(콜로라도) 의원은 “조용한 기도는 조용한 결과를 낳는다”며 큰 소리로 기도하자고 말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인들도 정치 폭력에 점차 둔감해지는 모습이다.

2021년부터 미국인의 정치 폭력에 대한 성향을 조사하는 시카고 안보·위협 프로젝트(CPST)에 따르면 지난 5월 민주당 지지자의 약 40%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제거하기 위한 무력 사용’에 지지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2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군 투입’에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응답률은 지난해 가을 같은 질문의 응답률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CPST를 이끄는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6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미국 정치에서 극도로 폭력적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페이프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도 현 상황을 ‘폭력적인 포퓰리즘의 시대’로 부르면서 “우리는 점점 더 화약고가 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정치권 인사들을 겨냥한 공격과 위협이 급증하는 가운데 커크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정치적 폭력의 어두운 뉴노멀이 미국 전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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