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Temu)가 틱톡의 사례를 보고선 미국에서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테무가 사업 우선순위를 미국 밖으로 옮기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운영하는 PDD홀딩스의 테무는 미국 사용자 확보를 위해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쏟았으나 최근엔 다른 지역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테무의 미국 매출 비중이 지난해 60%에서 올해는 33%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무는 틱톡과 미국 정부와의 갈등을 본 뒤 눈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PDD홀딩스의 경영진은 2022년 말부터 틱톡과 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됐고, 지난 3월 틱톡 강제매각법이 의회에서 통과되자 더 큰 공포를 느껴 전환 속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에 관해 테무 측은 세계적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며, 신시장 확장이 미국 시장 비중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테무는 3달러짜리(약 4천원) 티셔츠로 주목받으며 2년도 안 돼서 월 사용자 기준으로 아마존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쇼핑 앱으로 부상했다.
PDD홀딩스는 지난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소유한 메타에 광고비용 20억달러(2조7천억원)를 냈고 구글의 최대 광고주이기도 하다.
지금도 페이스북 최대 광고주이지만 올해 유럽 등에 더 많은 광고비를 지출했다고 시장정보 회사 센서타워가 말했다.
4월까지 전체 광고비에서 미국 비중이 38%인데 작년 4분기엔 63%였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미국에서 월 1회 이상 테무 사용자가 1분기 5천만명으로 작년 3분기 최대치(5천560만명)보다 10% 줄었다. 이 기간 다른 지역 월 사용자는 128% 증가했다.
테무와 중국에서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은 이미 미국 정치권의 견제를 받고 있다.
이들은 테무와 쉬인이 800달러(약 110만원) 이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이용해서 사업을 확장했다고 지적하며 이 혜택을 없애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와 함께 테무와 쉬인이 중국 신장지역에서 위구르족의 강제노동으로 제조된 불법 제품을 수입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토안보부는 저가형 소포 조사를 강화했다.
정치권에서는 슈퍼볼을 앞두고 테무 광고를 빼라는 압박도 나왔다.
테무는 사용자들에게 공지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했으며, 데이터를 중국으로 넘긴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PDD 공동 설립자는 지난 3월 애널리스트 전화 회의에서 많은 불확실성과 도전을 직면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 계속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위험을 들어 PDD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