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스티비 원더, 아프리카 가나 시민됐다

스티비 원더

 

미국의 전설적 가수이자 작곡가인 스티비 원더가 아프리카 가나의 시민권을 받았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원더는 자신의 74번째 생일인 지난 13일 가나 아크라의 대통령궁에서 나나 아쿠포아도 대통령으로부터 국적 증명서를 받고 정식으로 가나 국민이 됐다.

그는 시민권과 함께 가나 국기 모양으로 장식된 생일 케이크도 받았다.

가나 전통 무늬로 된 천을 목에 두르고 가족들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원더는 매우 기뻐하면서 생일에 가나 국적을 얻게 된 것이 “놀라운 일이다”라고 BBC에 말했다.

20세기 미국 팝 음악계를 대표하는 뮤지션 중 하나인 원더는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흑인인 자기 조상이 서아프리카에서 왔다고 보고 예전부터 가나에 살고 싶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가나는 아프리카인의 단결을 호소하는 범아프리카주의의 구심점을 오랫동안 자처해온 국가다. 초대 대통령인 콰메 은크루마는 가나를 ‘검은 메카’로 부르기도 했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인 W.E.B. 듀보이스는 가나로 이주해 살다 1963년 그곳에 묻혔고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와 맬컴 엑스,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도 뿌리를 찾겠다며 가나를 방문해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원더도 1970년대부터 가나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해왔다. 1990년대에는 가나의 한 음악 축제에 참여한 뒤 가나에 집을 짓고 살겠다고 언급했고, 2021년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정치적 혼란상을 언급하면서 가나로 이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 후 3년 만에 가나 시민권을 손에 쥐게 된 원더는 가나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계획에 참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는 “가장 젊은 세대는 아프리카에 있다. 우리는 그들의 위대함이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더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시력을 잃었으나 9살 때부터 하모니카와 피아노, 드럼을 배워 음악가로 크게 성공한 인물이다. 가수이자 작곡가, 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아이 저스트 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이즌 쉬 러블리(Isn’t she lovely)’ ‘슈퍼스티션(Superstition)’등 숱한 명곡을 남겼다.

그래미상을 25차례나 받았으며, 1983년 ‘작곡가 명예의 전당’, 1989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09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이 대중음악 분야 최고 음악가에게 주는 거슈윈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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