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가톨릭 아동 성학대 피해자 지난 70년간 최소 4천815명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가톨릭교회

포르투갈 가톨릭교회에서 지난 70년간 성직자 등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미성년자가 최소 4천815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르투갈 가톨릭교회 아동 성 학대 문제를 독립적으로 조사한 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정신과 의사, 전직 판사, 사회복지사 등 6명으로 꾸려진 위원회는 약 1년간 1950년부터 2020년 사이에 발생한 교회 내 아동 성 학대 피해 사례를 수집했다.

아동 정신과 의사인 페드로 스트레츠 위원장은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실제 피해 사례는 “통계보다 많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자체적으로 파악한 사건 대부분이 공소 시효가 끝나 수사당국에 넘긴 사건은 25건에 불과하다며, 아동 성 학대 범죄 공소 시효를 연장 등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이날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피해자의 이름, 아동 성 학대 혐의를 받는 가해자의 신원, 성 학대가 발생한 장소 등을 적시하지 않았다.

대신, 포르투갈 주교회의와 경찰에 가해자 명단을 따로 제출하기로 했으며, 아직 현직에 있는 가해자의 이름도 이달 말까지 교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가해자의 77%는 성직자였고, 나머지는 교회 기관과 연계돼 있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피해자의 77%는 자신이 당한 일을 교회에 알리지 않았고, 48%는 처음으로 이 일을 입 밖에 꺼냈다고 답했다.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는 4%뿐이었다.

피해자는 남성이 다수였지만 여성도 47%를 차지했다. 성 학대를 당한 나이대는 10∼14세가 가장 많았고, 가장 어리게는 2살 때 피해를 봤다는 증언도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교회 학교, 교회, 성직자의 집, 고해성사실 등이었다.

‘알렉산드라’라고 밝힌 한 피해자(43)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수련 수녀였던 17살 때 고해성사를 하다가 신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아이가 있고, 식당 도우미로 일한다는 알렉산드라는 국민 80%가 가톨릭 신자인 포르투갈에서 이러한 일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홀로 끙끙 앓아오다 결국 교회에 이를 신고했지만, 담당 주교가 바티칸에 보고한 뒤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알렉산드라는 지난해 4월 독립 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 학대를 은폐하는 교회가 “역겹다”며 “주교들이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게 진심인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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