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난 16일 정상회담 당시 일본 의장대 사열 장면을 놓고 국내 야권 일각에서 ‘의전 실수’를 언급하면서 17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여권은 “정상회담을 훼손하려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전 의장대를 사열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안내를 받아 의장대 앞쪽으로 걸어들어온 다음, 잠깐 멈춰서서 가슴에 손을 얹었다.
카메라 화면에 바로 잡히지 않았지만 맞은 편에 걸려있는 태극기를 향해 경례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가 먼저 허리를 숙여 경례 자세를 취했고, 윤 대통령도 살짝 목례를 했다. 이 모습은 TV로도 생중계됐다.
이는 초청국인 일본의 의전 프로토콜에 따른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의장대 사열 도중 양 정상이 함께 양국 국기에 예를 표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맡았던 탁현민 씨는 전날 SNS에서 “의장대 사열시 양국 정상은 사열 중간 각국 국기에 경례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올렸다). 기시다 총리는 그 모습을 지켜 보며 서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일장기에 허리 숙여 경례했다. 원칙대로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처럼 그냥 서 있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다시 경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태극기에 두 번 경례했을 리가 없으니, 일장기를 향해 경례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통령의 의전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순방 당시 외국 국기에 경례한 사진을 공개하며 역공했다.
안병길 의원은 SNS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집트 순방 당시 이집트 국기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것이 의전 사고이고 외교 참사냐. 당시 의전비서관은 누구였느냐. 촌스럽고 철 지난 반일팔이 선동, 참 보기 딱하고 추하다”고 비판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일각에서 일장기 앞에서 경례했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이는 정상회담을 훼손하려는 의도로, 가짜뉴스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전날 방송에서 모 앵커가 “일장기를 향해 윤 대통령이 경례하는 모습을 방금 보셨다. 단상에 태극기가 설치돼 있는데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가, 이후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착오’라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선(先) 조작, 후(後) 사과”라며 “KBS의 의도적인 치고 빠지기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반일 프레임을 씌워 국민을 선동하려는 의도도 기가 차지만, 당사자가 아닌 대리 사과도 분노할 노릇”이라며 이 앵커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에 ‘친일몰이’ 광풍이 불고 있다. 공영방송에서도 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