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 구글이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5일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구글은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지불한 260억 달러는 다른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며 “구글은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결했다.
또 “안드로이드와 함께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 구글의 독점 검색 계약이 반경쟁적 행위와 검색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판결했다.
메흐타 판사는 스마트폰과 브라우저의 유통을 독점함으로써 구글이 온라인 광고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할 수 있었다며 “독점적 권한으로 텍스트 광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검색 텍스트 광고는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이용자를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 형식을 말한다.
메흐타 판사는 이날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결하고, 구체적인 처벌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재판을 열어 결정할 계획이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와 일부 주(州)들이 2020년 10월 구글이 미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재판 과정에서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를 지급하는 등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은 소비자가 최고의 검색 엔진을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소비자도 최고 제품을 선택했다고 반박해왔다. 또 이용자들은 구글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글 검색을 사용하고, 이를 위해 투자를 계속해 왔다고 주장해왔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가 1990년대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대상으로 한 반독점 소송 이후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최대 반독점 소송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현대 인터넷 시대에 거대 기술 기업의 권력에 타격을 주고 비즈니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판결”이라며 “구글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혀 최종 판단은 연방 대법원에서 결정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아무리 규모가 크거나 영향력이 크더라도 법 위에 있는 회사는 없다. 법무부는 계속해서 우리의 독점금지법을 강력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구글 주가는 4.61% 하락한 160.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