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서 사전 투표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공화당의 투표 행렬 속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 아니냐는 때 이른 전망까지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이번 대선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면서 “여기에는 사전 투표를 장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로운 메시지에 호응한 공화당 지지층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우편투표 등을 이용한 사전 투표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하며 ‘대선 사기’ 주장을 강하게 피력해 왔다.
미국 정치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1·6 의회폭동 역시 이같은 대선 사기 주장에 동조한 극우 지지층이 자행한 게 사실이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우편 투표에는 여전히 의구심을 표하면서도 사전 투표는 독려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역대급’ 사전 투표율을 견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애틀랜타 유세에서 “만약 투표 용지를 가지고 있다면, 즉각 투표하라”면서 “만약 없다면 내일 아니면 되도록 서둘러 투표장으로 가서 선거하라”고 독려한 바 있다.
그는 우편 투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은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해선 우편 투표를 독려하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WP는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열성 지지층의 반응으로 즉각 이어졌다.
플로리다대의 추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모두 1천800만명의 미국인이 우편 혹은 투표소를 직접 방문해 사전 투표를 마쳤다.
대표적 경합주인 조지아의 경우 160만명 이상이 현장에서 사전 투표를 마쳤다. 이는 2020년 대선 전체 투표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전투표 엿새째를 맞은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140만명이 투표를 마쳤다.
네바다의 경우 공화당 지지층의 사전투표율이 민주당을 역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4년 전과 정확히 대비되는 풍경이다.
반면 직접 사전 투표를 운영하지 않는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10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민주당이 65만명 이상으로 공화당(30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50만명가량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애리조나에서는 민주당 참여율이 저조하고, 위스콘신은 전반적 사전 투표가 부진한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폴 벤츠는 관련해 “공화당이 선전하고 있거나 민주당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