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에 콕 박힌다”…미세플라스틱, 몸에 쌓이면 어떤 영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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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 생쥐 체내에서 이동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추적한 결과 이들 입자가 면역세포에게 먹히고 혈류를 통해 이동해 결국 뇌혈관에 박혀 혈류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중국 베이징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심해에서 남극의 얼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5㎜미만의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에 포함돼 있다. 심지어 플라스틱 의료 기기를 통해 혈류로 직접 유입될 수도 있다.

미세플라스틱과 그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이 인간의 뇌, 간, 신장에 침투하는 것은 밝혀졌지만 구체적으로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3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동맥의 지방 침착물에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이 있는 사람은 심장마비, 뇌졸중 또는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베이징대 분자의학연구소의 황하이펑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소형 2광자 현미경’이라는 형광 영상기술을 사용해 생쥐의 두개골에 외과적으로 이식한 투명한 창을 통해 생쥐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했다. 미국 뉴멕시코대(UNM)의 환경보건연구원의 엘리안 엘 하이에크 연구원은 이 영상기술로 미세플라스틱이 혈류를 통해 이동하는 것을 추적할 수 있다며 “매우 흥미롭고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전제품, 포장재, 장난감 제조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으로 만든 형광 구체를 넣은 물을 생쥐에게 줬다. 약 3시간 후 생쥐의 뇌에서 형광 세포가 나타났다.

추가 조사 결과 호중구와 식세포로 알려진 면역세포가 이 형광 구체를 삼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면역세포 중 일부는 대뇌의 표면을 감싸는 대뇌피질의 굴곡진 작은 혈관 안에 갇히는 것으로 보였다.

황 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세포가 차곡차곡 쌓여 “마치 혈관 내 자동차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혈류의 흐름을 막는 이런 장애물 중 일부는 결국 제거됐지만 일부는 4주간의 관찰 기간 동안 계속 남아있었다.

연구진은 다음엔 미세플라스틱 구체를 생쥐에게 정맥 주사했다. 불과 몇 분 안에 생쥐의 뇌에서 형광세포가 관찰됐다. 입자가 작을수록 방해물이 더 적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장애물이 혈전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미세플라스틱을 투여한 생쥐의 뇌 혈류가 감소하고 이동성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 그 효과는 며칠 동안 지속됐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혈류 흐름의 방해가 사람에서도 발생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생쥐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렸다. 또 생쥐의 심장과 간에서도 유사한 방해물이 형성되는 것을 목격했지만 해당 연구 결과는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연구 결과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지난해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리서치 스퀘어(Research Square)》에 발표된 엘 하이에크 연구원과 동료들의 연구결과는 시신 기증자들의 뇌 조직, 특히 혈관벽과 면역세포에서 고농도의 작고 풍화된 플라스틱 파편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그에 따르면 포장에 사용되는 또 다른 일반적인 미세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 엘 하이에크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쓰인 영상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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