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노출이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규명했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 교수, 단국대 보건과학대학 노미정 교수,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박지환 교수 연구팀은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23만199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어 에어코리아(AirKorea)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연계해 2005년부터 3년간의 미세먼지 노출 수준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비뇨기계암, 특히 신장암과 전립선암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새롭게 비뇨기계 암이 진단된 환자 5만677명을 미세먼지 농도의 중앙값인 56 μg/m³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비뇨기계암 발병 위험률을 분석했다. 국내에선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 좋음(0-30 μg/m³), 보통(31-80 μg/m³), 나쁨(81-150 μg/m³), 매우 나쁨(>150 μg/m³)으로 구분한다.
그 결과 미세먼지 노출이 많은 그룹(56 μg/m³ 이상)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비뇨기계암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등 다양한 변수들을 보정한 후에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 진행된 연구들과 달리 한국의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세먼지와 비뇨기계암 간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에선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미세먼지 노출에도 불구하고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현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실내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암 전문 학술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캔서 리서치(American Journal of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