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항우울제가 치매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BMC 의학(BMC Medicine)》에 발표된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항우울제는 불안, 우울증, 공격성, 불면증과 같은 증상으로 치매 환자에게 자주 처방된다. 그러나카롤린스카 의대의 사라 가르시이 프타첵 교수(신경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중 일부는 치매환자의 뇌 기능 저하가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SRI은 기분을 좋아지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수치를 조절하는 약물이다. 세로토닌은 뇌세포에서 분비되면 다시 세포에 흡수돼 분해되는데 SSR은 세로토닌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 뇌에서 더 오래 활동하도록 만든다.
연구진은 특정 SSRI를 평균 이상의 양을 복용하는 것이 치매 척도 0에서 30 사이에서 연간 0.42포인트 추가 감소와 관련을 보였다고 밝혔다. 에스시탈로프람이 가장 빠른 인지 저하 속도와 관련 있었고, 시탈로프람과 설트랄린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미르타자핀이 뇌 기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SSRI 중 가장 유명한 프로작(플루옥세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연구진은 2007년 5월~2018년 10월 스웨덴 인지장애 및 치매 치료를 받은 환자 1만8740명 의 뇌 건강을 추적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8세였다.
평균 4년 이상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약 23%의 환자들이 항우울제 신규 처방을 받았다. SSRI가 전체 처방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항우울제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SSRI의 조제 용량이 많을수록 중증 치매, 골절 및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치매 환자에서 다양한 항우울제 사용의 위험과 이점을 평가하기 위해 신중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남성의 인지 능력 속도가 여성에 비해 더 빠르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은 이를 단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성급하다고 경고했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 바스대의 프라사드 니슈탈라 교수(생명과학)는 “이번 연구는 치매 환자의 우울증 중증도가 완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널링 편향’이 도출됐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탈로프람과 설트랄린과 같은 특정 항우울제가 중증 치매 환자에게 좀 더 많이 처방될 수 있는데 그로 인해 편향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니슈탈리 교수는 시탈로프람과 설트랄린과 같은 SSRI가 인지 저하를 가속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이긴 하지만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연구결과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다른 연구에서도 동일한 데이터가 나오는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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