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즌’ 6일 개막…’트럼피즘’ 귀환에 어떤 화두 방점둘까

노벨평화상 메달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상 시즌이 올해도 돌아왔다.

3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노벨상 발표는 6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을 거쳐 13일 경제학상으로 막을 내린다.

스웨덴 과학자 알프레드 베른하르드 노벨이 제정한 노벨상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며 인류 공동체의 미래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수여된다.

특히 올해는 ‘트럼피즘’ 시대가 다시 도래한 뒤 이뤄지는 첫 노벨상 시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노벨상은 ‘정치 중립’의 원칙을 표방한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은 당대 인류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제시한다고 평가된다.

◇ 불확실성 커진 지구촌…노벨상, 어떤 가치지향 담을까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뒤 전 세계는 국제질서의 ‘지각변동’을 겪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은 기존 자유주의 무역체제를 뒤흔들었고, 국제협력 가치에 대한 그의 불신은 기아·빈곤·질병 등에 대한 지구촌 공동 노력의 기반을 크게 약화했다.

탄소 저감을 위한 각국의 노력도 기후변화가 ‘사기’라는 그의 주장 속에서 동력을 잃을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종전(終戰)에 대한 그의 자신감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지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나아가 지구촌 곳곳에선 민주주의가 퇴조하고 권위주의가 확산하는 암류까지 감지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올해 노벨상이 어떤 가치와 방향성을 제시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평화상 눈독 들이는 트럼프…ICC·나토 등 후보군에

특히 시선은 평화상이 누구에게 돌아갈지에 쏠려있다.

역사적으로 이 상이 시대의 화두를 뚜렷하게 제시해왔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 상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평화상이 다른 나라에 돌아가면 “그것은 우리나라에 큰 모욕이 될 것”이라며 수상 의지를 재차 드러낸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해 각계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평화상 후보자는 총 338명으로 집계됐다.

후보자 명단은 비공개 원칙에 따라 50년간 봉인되지만, 통상 일부 후보는 추천자를 통해 미리 알려진다.

올해의 경우 국제형사재판소(ICC),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홍콩 활동가 저우항퉁, 캐나다 인권변호사 어윈 코틀러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국제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을 점치는 관측은 그리 많지 않다. 전 세계 분쟁을 해결했다는 그의 주장에 근거가 희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노벨 평화상을 받고 싶으면 가자지구 전쟁을 먼저 끝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핀잔’을 준 바도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하는 ‘대이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그보단 인권·자유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더 잘 대변하는 인물·단체에 상이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린다.

◇ 그린에너지·질병퇴치 등 공로 인정될까

과학 부문의 경우 친환경 배터리 발전에 기여한 공로나 인류의 질병 퇴치에 공헌한 업적 등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공지능(AI) 혁신을 견인한 학자들이 영예를 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는 전 세계 연구자들의 논문 인용 데이터 등을 분석해 올해 과학 부문 노벨상 후보군을 제시했다.

이 관측에 따르면, 생리의학상 후보로는 미국의 즈지안 첸·글렌 바버, 스위스의 안드레아 아블라서가 물망에 오른다. 이들은 바이러스 침입시 방어기제인 ‘cGAS-STING 경로’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공로를 세웠다.

캐나다의 존 딕 역시 후보로 거론된다. 그에게는 백혈병 줄기세포를 식별, 치료 실패와 질병 재발과의 관련성을 확립한 업적이 있다.

아울러 일본의 겐지 간가와·마사야수 고지마는 식욕 및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을 발견한 공로로 수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리학상의 경우 `웨이블릿 이론’을 발전시킨 미국의 잉그리드 도베시스와 프랑스의 스테판 말라·이브 메이어의 수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웨이블릿 이론은 고해상도 위성영상 품질 향상에 효과적인 수학적 도구로 알려졌다.

아울러 독일의 다비드 디빈센조와 스위스의 다니엘 로스가 양자 컴퓨팅을 위한 모델을 제안한 공로로, 네덜란드의 에윈 판 디쇼크는 성간 분자 구름(interstellar molecular clouds)의 역할을 밝힌 업적으로 각각 물리학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 후보로는 미국의 클리포드 브랭윈과 마이클 로젠, 독일의 안소니 하이만이 물망에 오른다. 이들은 세포 내 생화학적 조직화에서 분리된 생체분자 응축제의 역할에 관한 발견을 한 점이 공로로 평가된다.

아울러 에너지 저장 및 변환 기술의 진보에 기여한 프랑스의 장-마리 타라스콩, 단일 원자 촉매 개발 등에 기여한 중국의 장타오도 수상 가능성이 관측된다.

◇ 올해도 문학상 ‘이변’ 나오나…대미 장식할 경제학상도 주목

노벨 문학상 후보로는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멕시코 소설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등이 거론된다.

단골 후보로 소개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토머스 핀천,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 미셸 우엘베크, 찬쉐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작가로는 시인 고은이 거론된다.

문학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영어권 문학 전문 사이트 ‘리터러리 허브’는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의 집계를 기반으로 수상자를 추측하면서도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경우 배당률 33배로 ‘하위권’ 확률에 머물렀다는 점을 상기했다.

노벨상의 대미를 장식하는 경제학상의 경우, 임금 구조와 기술 변화 등에 관해 분석한 데이비드 어터와 로런스 캐츠, 심리·문화에 따른 인종차별과 기업 지배구조 등에 대해 분석한 마리안 버트랜드와 센드힐 물라이나탄,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니컬러스 블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학자들이다.

노벨상은 부문별로 시상 주체가 다르다.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물리학·화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이 각각 선정한다. 평화상의 경우 노벨의 유언에 따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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