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모두 녹아내렸다’…따뜻한 날씨에 문 닫는 프랑스 스키장

눈이 녹아내린 프랑스 스키장 모습

프랑스에서 올겨울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탓에 눈이 내리지 않아 문을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스키장이 늘어나고 있다.

알프스, 피레네, 보주, 쥐라산맥 인근 중·저산대 스키장은 스키 슬로프를 산악자전거 트레일로 전환하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스키 리프트 운영업체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번 겨울방학 기간 스키 슬로프 절반만이 운영이 가능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트사부아에 있는 레제 스키장은 일부 스키 슬로프를 아예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서 손님들을 받고 있다고 프랑스3 방송이 전했다.

레제 스키장에 눈이 녹아내리면서 스키를 탈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자 하루 평균 1만2천∼1만3천명이던 고객은 5천명으로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고도가 높은 슬로프에서는 여전히 스키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스키장 북쪽은 ‘스키어’가, 남쪽은 ‘바이커’가 점령하는 다소 독특한 풍경이 빚어졌다.

사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유지돼 스키 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기온이 오르면서 스키장을 뒤덮었던 눈이 점점 사라졌고, 인공 눈을 만드는 기계를 돌려도 소용이 없어지자 슬로프를 폐쇄한 것이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평균 기온이 11.3도를 기록, 194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포근한 크리스마스였다고 밝혔다.

윔 티에리 브뤼셀대학교 기후과학 교수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세기말이면 지금 저산대에서 그러듯 알프스산맥에서 스키를 타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티에리 교수는 열을 대기 중에 가두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 변화를 막지 않는 한 날씨는 계속 따뜻해져 눈이 녹을 테니, 상황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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