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가격은 이달 7일 기록한 130.50달러에서 26%가량 떨어졌으며, 종가 기준으로는 8일 기록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인 123.70달러에서 22%가량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강화 소식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차 협상,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수요 전망치 등을 주시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신규 감염자는 5천154명(무증상 감염자 1천6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의 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방역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중국 제조업 허브인 선전이 코로나를 이유로 봉쇄됐다는 소식이 나온 데다 많은 지역에서 방역 수위를 높이면서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원유 시장 담당 대표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중국의 폭넓은 봉쇄 조치로 인해 추가 봉쇄의 불확실성과 함께 에너지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원유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차 평화협상도 주목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화상회의 형식으로 이날도 4차 평화 회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 중단은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서 주장한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라는 점에서 양측의 협상 타결 기대가 커졌다.
OPEC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이 원유 소비를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 점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OPEC은 이날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와 공급 전망치를 ‘평가 중’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이번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유가 폭등에 따른 수요 파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OPEC은 기존에 내놓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인 하루 420만 배럴에 대해 “여전히 평가 중”이라고 언급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에 따라 이를 수주 내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원유 제재가 해제될지도 주목된다.
최근 유가 폭등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고, 전날에는 셰브런이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에 대비해 베네수엘라 원유 사업 재개 준비에 나섰다는 소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