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재선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대체 후보 선출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성명을 내고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슨 의장은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만 밝혀 아직은 많은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미 6월까지 끝난 주(州)별 경선을 다시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4천600여 명에 달하는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들이 대선에 나설 후보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따라서 4천600여 명의 전대 대의원 중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을 통해 확보한 99%는 바이든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전당대회(8월19∼22일·시카고) 또는 그 전 온라인 투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하차함에 따라 바이든을 찍기로 약속돼 있던 대의원은 ‘자유의 몸’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지만 ‘바이든몫 대의원’들이 의무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는 대의원들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대의원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뽑을 투표를 할지 일정과 방법을 민주당 전국위원회 차원에서 정해야 한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 규칙위원회는 당초 22일(월) 시작하는 주에 회의를 갖고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온라인 투표 날짜를 8월1∼5일 사이로 정하려 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재선 포기라는 중대 변수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투표가 실시될지, 아니면 8월19∼22일 전당대회(시카고)에서 현장 투표로 진행될지 미지수가 됐다.
당내에서 ‘열린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후보 확정 시기를 8월19∼22일 전당대회때까지로 미루자는 의견이 분출될 가능성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럴 경우 보통은 경선 승리자에 대한 대의원들의 형식적 추인 절차인 전당대회가 실질적인 경쟁 무대가 된다.
온라인 투표가 실시된다면 8월7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까지 적용된 오하이오주 주법에는 오하이오주에서 8월7일까지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하이오주 주의원들이 9월1일로 등록 일정을 조정했으나 민주당은 논란 소지를 피하기 위해 여전히 8월7일을 데드라인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8월초 온라인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후보가 나올 경우 그것으로 새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전당대회장에서 최종 결정된다.
일부 지역에서 9월에 대선 조기 투표를 실시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온라인 투표 형식으로든, 전당대회 현장 투표 형식으로든 8월 중에는 대의원들이 새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8월7일이라는 후보 확정 마감 시한을 고수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대체할 후보로 지지 선언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3 후보가 나서서 당내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4천600여 명에 달하는 민주당 전대 대의원 전체 명단에 대한 접근권은 민주당 전국위 당직자들과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바이든 캠프만이 접근가능하다고 NYT는 전했다.
제3의 후보가 나서서 후보 자리를 차지하려면 대의원들을 단기간 안에 설득해야 하는데, 대의원 명단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작업을 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재선 캠프가 보유한 후원금(6월말 기준 9천600만 달러·약 1천333억 원)을 그대로 승계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
반면 다른 제3의 인물이 나설 경우 후원자들의 동의 필요 등으로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