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
이로써 이후 경선 결과에 상관없이 두 사람은 양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 짓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조지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해 전체 대의원 3천932명의 절반을 넘긴 데 이어 미시시피와 워싱턴주 경선까지 휩쓸며 2천명이 넘는 대의원을 손쉽게 거머쥐었다.
‘미니 슈퍼 화요일’인 이날은 조지아를 포함해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주에서 경선이 진행됐다.
민주당은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와 해외 거주자 프라이머리도 진행했다.
지난 5일 ‘슈퍼 화요일’ 경선 직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사퇴로 단독 후보 상태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공화당 대선후보 확정에 필요한 ‘매직 넘버'(1천215명)를 무난히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이후 경선과 무관하게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최소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두 전현직 대통령이 이미 확정된 리턴 매치에 마지막 쐐기를 박으며 미국 대선은 11월 5일 투표일을 8개월 가까이 앞두고 ‘마라톤’ 본선 체제로 전환을 완료할 전망이다.
헤일리 전 대사 사퇴 시점을 실질적인 본선 전환점으로 환산할 경우, 244일간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라고 퓨리서치 센터는 분석했다.
이는 2004년 공화당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의 본선 대결(244일)과 동일한 수준이다.
2000년 부시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싸움 역시 243일 전 시작됐다.
CNN은 “2000년, 2004년 선거와 이번 대선의 차이점은 당시에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선택에 열광한 반면, 이번에는 유권자의 상당수가 바이든이나 트럼프 이외 선택지를 원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본선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을 앞둔 지난 9일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조지아주를 동시에 찾아 첫 유세 대결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는 11월 투표에 우리의 자유가 정말로 달려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의 지역구를 방문, 이민 문제를 집중 공격하며 “조 바이든이 우리 국경과 이 나라의 국민에게 한 짓은 반인륜 범죄이며 그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81세로 현역 최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민주당 지지층 단속과 고령 우려 불식이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화력을 한껏 올린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고령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 고령 논란에 결정적 방아쇠를 당긴 로버트 허 전 특검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기밀문서 유출 보고서와 관련해 증언했다.
허 전 특검은 “정치는 수사의 모든 단계에서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며 ‘기억력이 나쁜 노인’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술은 수사에 기반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최대 위협은 사법 리스크다. 당장 이번에 우승한 조지아주에서 선거 방해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 기반을 중도까지 넓히는 외연 확대 역시 본선 경쟁력 차원에서는 꼭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본선 경쟁 막이 오르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 경제, 낙태 등 쟁점을 비롯해 서로의 건강 문제를 놓고 날을 세우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로 캠페인 막을 올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국위 개편으로 군자금 마련을 위한 길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