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죽끓듯’ 트럼프 또 롤러코스터 관세쇼…쑥대밭 만들곤 “유예”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그저 죽 끓듯 하는 변덕인지, 치밀한 압박 전략인지 종잡을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행보가 9일 또 한 번 세계 경제를 들었다 놓았다.

주요 무역 상대에 ‘최악의 침해국’이라는 꼬리표까지 달아가며 상호관세 폭탄을 떨어뜨리더니, 이를 시행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에는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1시 18분께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올리되 다른 국가들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0시 1분 국가별 상호관세가 별도 부과되기 시작한 지 13시간여 만이었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별도 행사까지 열어가며 상호관세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는 있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는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그는 이틀 전인 7일 언론에서 ‘관세 90일 유예설’이 보도됐을 때도 아니라고 부인했고, 백악관은 이를 ‘가짜 뉴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제 상호관세가 부과되자 드러난 경제 충격과 안팎의 반발이 예상한 범위를 벗어나자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상호관세 발표 때부터 급락 추세를 보인 전 세계 금융시장은 앞선 ‘관세 유예 오보 소동’ 당시에도 급격히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관세 정책의 설계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고문과 충돌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그룹 내부에서 관세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기류도 감지됐다.

 

뉴욕 증시
뉴욕 증시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맞불 관세, 추가 관세 등으로 대응하면서 관세율이 104%까지 치솟았다.

유럽연합(EU)도 15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징수하기로 하는 등 광범위한 보복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안팎의 불만을 잠재우고 관세 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을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 에드 밀스는 관세 유예에 대해 “놀라우면서도 완전히 예측 가능했던 결정”이라며 “전략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거나 지속 불가능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사람들이 다소 과민 반응을 하고 있다”며 금융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관세 유예의 배경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금융시장의 요동보다는 상대국들의 협상 요청이 쇄도한 것이 유예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결정에 대해 “협상에 최대한의 지렛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나바로 고문 역시 이번 결정이 정책 후퇴가 아니라 관세 위협의 협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받아내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변칙적 협상 전략의 연장선에서 이번 유예 결정도 나온 것이라는 설명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서도 캐나다·멕시코·콜롬비아 등과의 관세 전쟁에서 ‘일단 때리고 보는’ 식으로 관세를 부과한 뒤 갑자기 유예하거나 철회하는 식으로 상대의 애를 태우는 변칙 전술을 구사해 왔다.

상대에게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공포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는 ‘미치광이 전술’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일단 이날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는 등 시장은 관세 유예를 환영하는 모습이지만, 넓은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언제 ‘트럼프발 변덕’이 다시 끓어오를지 알 수 없어 예측 불가능성은 더 커진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 역시 어디까지 격화할지 알 수 없어 그로 인해 세계 경제가 겪을 충격파도 가늠하기 어렵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EU 등을 향해 경제 협력 강화를 타진하는 등 미국에 대항할 관세 전쟁의 우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65%에 달한다고 이날 오전 전망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직후 철회했지만, 다시 같은 날 오후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여전히 경기침체 확률이 45%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컨설팅 회사 RSM의 수석 경제학자 조 브루셀라스도 “관세 정책의 전환이 경기 침체를 막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단 90일의 유예기간을 얻어낸 각국은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꾸리는 등 발걸음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46%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얻어맞은 베트남 정부는 당장 10일 미국과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탄핵 정국의 정치적 혼란 속에 25%의 관세 폭탄에 노출됐던 한국 역시 추가로 협상할 시간을 벌었다.

다만 6월 3일 대선까지는 정부의 리더십 공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데다, 이후 출범할 차기 정부 역시 인수 과정 없이 촉박하게 미국과 대화를 나눠야 하는 만큼 결코 협상 결과를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에 “협상을 진전시켜 부담을 벗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Picture of Joshua Byun

Joshua Byun

Leave a Replay


최신 애틀랜타 지역뉴스

구인구직

FM96.7 / AM790
애틀랜타 라디오코리아

애틀랜타 라디오 코리아는 LA, 시카고, 버지니아, 애틀랜타를 연결하는 미주 라디오 네트워크를 통해 발빠른 미주 소식을 전달해드립니다.

리 장의사
선우 인슈런스
코너스톤 종합보험
error: 오른쪽 마우스 클릭은 안되요, 불펌 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