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융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10년 안에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0)’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가상화폐는 쓸모가) 전혀 없다”는 발언과 월가의 ‘투자 전설’로 꼽히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의 “투기성 화폐”라는 평가에 이어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잇달아 나온 셈이다.
1일 가상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 등에 따르면 파마 교수는 지난달 30일 팟캐스트 프로그램 ‘캐피털리즌트'(Capitalisn’t)에 출연해 “가상화폐는 교환 매체로서의 모든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이런 매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상화폐는 안정적인 실질 가치가 없다. 실질 가치가 매우 가변적이다”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 86세인 파마 교수는 1960년대부터 효율적 시장 이론을 펼쳐온 경제학자다. 2013년에 공로를 인정받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라스 피터 핸슨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파마 교수는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팟캐스트 진행자인 루이지 징갈레스 교수가 “10년 안에 비트코인 가치가 0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에 “거의 1(=100%)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파마 교수는 우선 ‘경제 거품’이라는 용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거품은 예측 가능한 결말을 가져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경제에 거품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팟캐스트 공동 진행자인 언론인 베서니 맥린이 비트코인이 거품이냐고 묻자 비트코인 거품이 터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파마 교수는 “만약 그렇지 않다면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거품이 터졌으면 좋겠다. 이미 사라졌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화폐 이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상화폐는) 살아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라면서 가상화폐는 안정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에 교환 매체의 모든 규칙을 위반하며 사람들은 이를 통화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달리 금은 쓰임새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파마 교수는 덧붙였다.
다만 파마 교수는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MS 공동 창업자인 게이츠는 2일 자서전 ‘소스 코드(Source Code):나의 시작(My Beginnings)’ 출간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가상화폐가 어떤 쓸모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높은 아이큐를 가진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24일 한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가진 오크트리캐피털의 막스 회장은 가상화폐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기업, 주식, 채권, 부동산과는 달리 가상화폐는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않는다. 수익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에 가치를 매길 수가 없다.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가 얼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들은 투기성 화폐, 투기성 투자이다. 내재적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내재 가치가 얼마인지 말할 수도 없고, 10년 후의 내재 가치가 얼마가 될지도 알 수 없다. 여러분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이유는 단지 미래에 누군가가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