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31일 서남부 경합주를 찾아 자신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발생할 민주주의 차원 등에서의 위기를 부각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7월 등판 이후 계속된 상승 모멘텀이 이달 들어 주춤한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언더독'(underdog·약자)이라는 메시지를 버리고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분명히 말하는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미국에 새 세대의 리더십이 필요하며 저는 여러분에게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그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에 대해 알고 있듯이 저는 거친 싸움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로서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 등을 열거하면서 “여러분이 제게 대통령으로 여러분을 위해 싸울 기회를 준다면 내가 가는 길에 어떤 것도 나를 막지 못할 것이란 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여러분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그는 불안정하고 복수에 집착하며 불만에 가득 차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내부의 적’ 발언과 관련, “트럼프는 집무실에 ‘에너미 리스트(enemy list·적을 적은 목록)’를 갖고 갈 것이지만 난 취임 첫날 ‘투 두 리스트(to do list·할 일 목록)’를 갖고 출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와 달리 나는 나와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적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그는 그들을 감옥에 가두길 원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대화) 테이블에 앉을 자리를 줄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의 최종 유세는 증오와 분열로 가득 차 있다”면서 “그는 라틴계를 모욕하고 이민자들을 (각종 문제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그가 당선되면 그는 (불법 이민자의) 가족 분리 정책을 재시행할 것이며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날 또 다른 경합주인 네바다주 리노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래할 민주주의 위기 등을 거론한 뒤 그의 고율 관세 정책과 기업 감세 공약 등을 비판하며 자신의 차별점을 부각했다.
그는 “여러분이 직면한 재정적 압박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대답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억만장자와 대기업을 위한 1조 달러의 추가 감세”라며 “그리고 이번에는 수입되는 모든 것에 20%의 국가 판매세(관세)를 부과해 여러분에게 평균적으로 연간 4천달러(약 550만원)를 더 내게 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추산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는 여전히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건강보험개혁법을 없애고 싶어한다”며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건강보험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또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꼬집어 낙태권 문제와 연결지으면서 “이 사람은 여성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며, 자기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여성의 지성이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위스콘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세에서 자신이 ‘언더독’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말에 “트럼프는 지난 10년간 선거를 해왔고 나는 선거에 뛰어든 지 3개월 반밖에 안됐다면서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임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는 초박빙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여론조사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꽤 오랫동안 이야기해왔다”면서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미국이 가야 할 매우 다른 두 가지 방향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