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등록 금지 조치에 다른 미국 대학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하버드대처럼 재정이 탄탄한 일부 학교를 제외한 많은 대학에선 유학생의 등록금이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척 앰브로스 센트럴 미주리대 전 총장은 “외국인 학생은 다른 학생들의 재정 지원 혜택을 돕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유학생은 미국 국적의 학생보다 장학금 혜택이 적은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등록금을 전액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 국가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외국인 학생이 전체 학생의 27%인 하버드대보다 유학생의 비중이 더 높은 대학은 43개교에 달한다.
또한 등록 학생 수가 1천명 이상인 246개 대학에서 최소 10% 이상이 유학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의 유학생 유치를 금지한 것은 캠퍼스 내 유대인 혐오 근절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지만, 다른 대학을 상대로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다른 대학에도 유사한 조치를 고려 중인지를 묻는 말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하버드대뿐 아니라 모든 대학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를 비롯해 입학정책과 교수진 채용에 정부가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하버드대에 요구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특히 하버드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교칙 변경 요구 공문까지 공개하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26억 달러(약 3조6천억 원)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연구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재정적 타격을 받은 하버드대는 교직원에 대한 성과급 인상을 보류하고, 신규 채용을 중단하는 등 자구책을 발표했다.
전 세계 대학을 통틀어 최대 규모인 530억 달러(약 73조9천억 원)의 기금을 보유한 하버드대는 지난해 예산 37%를 기금 운용 수익으로 충당했다.
하버드대는 외국인 학생 등록 금지 조치가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버드대는 유학생에게도 장학금 지원에 대한 차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