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모드’의 첫 평가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9일 오후 9시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13위)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6일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FIFA 랭킹 15위)과의 경기에 이은 9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이다.
6월 아시아 3차 예선을 통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고서 처음으로 해외파를 망라해 미국 원정에 나선 홍명보호는 첫 경기인 미국전에서 손흥민(LAFC), 이동경(김천)의 연속 득점포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2014년 2월 LA에서 열린 평가전(0-2 한국 패) 이후 11년여 만에 미국에서 개최된 경기에서 안방 같은 압도적인 응원 속에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을 격파한 대표팀은 기세를 몰아 또 다른 월드컵 개최국인 멕시코를 맞이한다.
이번 경기에선 미국전에서 대성공을 거둔 ‘캡틴’ 손흥민의 최전방 배치가 주력 전술로 다시 등장할지가 공격 부문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미국과의 경기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리고 이동경의 추가 골을 어시스트하며 펄펄 날았다.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은 미국 내 이동을 통해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큰 시차 적응이 필요 없는 환경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며 9개월 남은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손흥민이 멕시코전에 출전하면 A매치 통산 출전이 136경기로 늘어나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 현 감독과 역대 공동 1위에 오르게 된다.
역대 A매치 득점에선 2위인 손흥민은 미국전에서 52호 골을 기록, 1위인 차 전 감독(58골)을 6골 차로 뒤쫓고 있다.
‘독일 혼혈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미국전 교체 출전으로 A매치에 데뷔하며 변화가 예고된 중원 구성과 미국전 무실점을 지켜내 합격점을 받은 스리백 전술의 지속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전 이후 수비 전술과 관련해서는 “스리백으로 ‘플랜A’를 바꾼다고 말하기는 조금 이르다”면서도 “짧은 준비 기간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흡족해했다.
미국전에서 ‘선방 쇼’로 존재감을 뽐내며 월드컵 본선을 향한 주전 수문장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간 조현우(울산)가 다시 선발로 나설지, 김승규(도쿄)나 송범근(전북)에게 기회가 갈지도 주목된다.
미국전에서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미국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출전이 불투명해진 건 홍명보호에는 악재다.
A매치 99경기에 출전해 센추리 클럽 가입을 앞둔 이재성은 가벼운 햄스트링 파열로 1주일 정도 휴식이 필요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재성이 나설 수 없다면 미국전에서 교체로 나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젊은 2선 자원들에 더 많은 기회가 갈 수 있다.
이번 상대인 멕시코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소속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고, 7월 막을 내린 CONCACAF 골드컵에서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북중미 축구 최고의 팀이다.
멕시코와의 역대 남자 성인 대표팀 맞대결 전적에선 우리나라가 4승 2무 8패로 열세다.
직전 대결은 2020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평가전이었는데,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표팀 내에도 확진자가 생기며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경기에서 한국은 2-3으로 역전패했다.
그에 앞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한국의 마지막 승리는 2006년 2월 LA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이동국이 결승 골을 넣어 1-0으로 이긴 바 있다.
이번 멕시코 대표팀엔 A매치 100경기 넘게 출전한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풀럼)와 수비수 헤수스 가야르도(톨루카), 주장이자 중원 사령관인 에드손 알바레스(페네르바체) 등 주축 선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멕시코는 6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일본과 0-0으로 비긴 뒤 한국을 만난다.
멕시코 대표팀을 이끄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에서만 2001∼2002년, 2009∼2010년에 이어 3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고, 2014∼2015년엔 일본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2022∼2024년 지휘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이강인과 함께한 적이 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2021∼2023년 뛰며 주축으로 활약한 뒤 PSG로 이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