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충격’ 중국, ‘美추월’ 초강대국 야심 물거품되나

“올해 중국 인구 감소세”…인구 세계 1위도 아슬 (CG)

중국 인구 감소가 현실화하고 경제성장도 둔화하면서 이전과 같은 활력을 되찾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중국의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생기며 국제질서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중국은 2035년까지 자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2020년의 두 배로 키워 미국을 추월하고, 신(新)중국 수립 100주년인 2049년에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러한 목표는 중국이 대다수 선진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인구가 6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고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면서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시된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1위 미국의 패권 경쟁 상대로 떠오른 데에는 14억이 넘는 거대 인구가 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도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3.0%를 기록, 막대한 노동력과 소비력을 바탕으로 한 쾌속 성장이 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미국 CNN방송은 이와 관련, 인구 감소에 따른 중국 경제 둔화가 세계 경제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려는 중국의 야심을 위협한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앞서 지난해 8월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대한 중국의 대응능력은 한계가 있으며, 이는 향후 20∼30년간 중국의 성장을 둔화시켜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경쟁하기 위한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중국이 인구 감소와 성장 둔화에도 여전히 경제 대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겠지만, 미국처럼 부유하면서 영향력이 있는 진정한 ‘초강대국'(superpower)으로서 거듭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NYT는 중국의 1인당 GDP는 여전히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꼬집으며, 1080년대에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예상됐다가 실패한 일본의 전철을 중국이 따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위기가 보다 공세적인 대외 행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클 베클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최근 펴낸 신간 ‘위험 지역: 중국과의 갈등이 다가온다’에서 경제·인구 압박으로 향후 수십 년간 중국의 힘이 약화하면서 중국 지도자들이 더 공격적으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도 17일 ‘중국의 쇠퇴는 부정할 수 없게 됐다. 그 다음은?’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의 쇠퇴가 가장 두려운 부분은 지정학적 측면에 있다”고 적었다.

스티븐스는 “민주주의 국가가 경제적 문제에 직면하면 내부에서 원인을 살피고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독재정권은 반대로 외부로 시선을 집중하고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저우윤 미시건대 사회학과 교수도 미국 공영라디오 NPR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감소와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 지도자들은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치를 다르게 인식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더 국수주의적인 상상을 투영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우 교수는 다만 중국 정부가 사회안정에 더 중점을 둘 수도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열린 질문'”이라고 속단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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