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저소득 불법이민자도 건강보험 제공”…미국서 최초

체류 지위 무관하게 ‘모든 이민자’ 혜택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州)가 저소득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024년까지 체류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저소득층이 메디케이드(Medicaid)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골자로 한 총 3천79억 달러(약 399조3천800억 원) 규모의 주정부 예산안에 서명했다.

전날 의회의 예산안을 승인한 데 이어 주지사 서명으로 지출 계획이 확정됐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이다.

캘리포니아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해서는 이미 체류 지위와 관계없이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꾸준히 메디케이드 수혜 대상을 넓혔다.

2019년부터는 26세 이하, 2020년부터는 50세 이상 이민자 등도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아예 대상을 ‘모든 이민자’로 확대함에 따라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불법 이민자들도 수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최초다.

이번 결정에 따른 메디케이드 신규 적용자는 약 76만4천 명이다. 연간 약 27억 달러(약 2조5천억원)가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또 캘리포니아는 정부와 민간보험을 통틀어 어떤 형태로든 건강보험에 가입한 비율이 92% 정도인데, 그 비율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이민자들에 대한 의료혜택 확대를 요구해온 관련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지원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은 여전하지만, 이번 결정이 미국 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미국 내 불법 체류자는 2020년 기준 약 2천21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7% 정도를 차지한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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