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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사상자 0명 소도시…”불법건축 막았을 뿐”

사상자 1명도 없이 평화로운 에르진

“지진 때 사람을 죽이는 것은 지진 자체가 아니라 건물이다.”

지진학자들의 오랜 격언을 되새기게 하는 튀르키예 소도시의 실태가 주목을 받는다.

현장은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주(州)에 있는 인구 4만2천명의 소도시 에르진.

13일 비즈니스터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에르진에서는 일주일 전 닥친 규모 7.8 지진, 강력한 여진에도 피해가 없다.

건물이 한 채도 무너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상자도 0명이다.

에르진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인 하타이주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10㎞, 오스마니예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져 있다.

최초 강진의 진앙인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도 서쪽으로 불과 166㎞ 거리에 있다.

지금까지 튀르키예, 시리아에서 3만3천명이 강진 피해로 숨졌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실태다.

일상을 유지하는 에르진
일상을 유지하는 에르진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외케슈 엘마솔루 에르진 시장은 현지언론 TV5에 “다행스럽게도 에르진에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무너진 건물의 잔해도 없다”고 확인했다.

에르진에 이달 6일 발생한 규모 7.8 지진의 충격이 도달하지 않은 아니다.

단층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는 엘마솔루 시장은 “우리는 매우 격렬하게 흔들렸으며 그 즉시 아이들과 함께 문 쪽으로 뛰어갔다.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몇 분 뒤 지진이 잦아든 후에야 생필품을 챙겨 집을 나설 수 있었다고 한다.

엘마솔루 시장은 에르진이 무사했던 건 도시 내 불법 건축이 없었던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어떤 식으로든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다”라면서 이 때문에 반발을 자주 샀다고 설명했다.

불법 건축은 튀르키예에서 이번 지진의 피해를 키운 대표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州) 내 무너진 건물 모습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州) 내 무너진 건물 모습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州)에서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모습. 2023.02.13. photo@yna.co.kr

1999년 사망자 1천7천 명을 낸 북서부 대지진이 발생한 뒤 내진 규제가 강화됐고, 2018년 규제가 확대돼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서는 건축물에 고품질 콘크리트를 씌우고 철근으로 보강하도록 했으나 현장에서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건설업자 측이 저급 콘크리트와 철근을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하타이주 등에서는 이번 강진으로 부실 건축물이 대거 무너져 막대한 인명 피해가 나왔다.

내진설계 규제를 준수해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에르진과 정반대의 비극적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엘마솔루 시장은 “시장에 당선된 지 석달 후 친척이 찾아와 불법 건축으로 벌금을 물게 됐다고 이야기하기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자 ‘튀르키예에서 당신만 고상한 사람인 줄 아느냐’라고 면박을 준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양심을 갖고 그 어떤 형태의 불법 건축에도 눈감지 않았다”라면서 누군가 감시를 피해 불법 건축물을 짓다가 적발될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도 규정해놨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건축을 100% 막을 수 없어도 일정 단계에서 이를 차단할 수는 있다”라면서 불법 건축을 막는 것은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 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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