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문에 대한 관세를 밀어붙일 경우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물론 한국에 공장이 있는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CNBC방송은 13일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가운데 국가별 수입 비중을 보면 멕시코(16.2%)가 가장 많고 이어 한국(8.6%)·일본(8.2%)·캐나다(7.2%) 등의 순이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산 비중은 53.4%였다.
한국과 일본을 합치면 16.8%로, 멕시코를 넘어선다.
특히 한국산 비중은 2019년 5%(약 84만5천대)에서 지난해 8.6%(약 137만대)로 늘어났다. 일본산은 10.2%에서 8.2%로 줄어들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미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의 승용차·소형 트럭 신차 수입이 약 800만대로, 2천400억 달러(약 346조원)에 이른다며 한국(154만대)이 멕시코(296만대)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고 전했다. 일본(138만대)·캐나다(107만대)는 3·4위였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은 2.5% 관세를 물고 있다. 한국·일본산 트럭의 대미 수출 시 관세는 25%다.
제조사별 한국산 차량의 대미 수출을 보면 현대차가 2019년 34만4천여대에서 지난해 62만9천여대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GM은 17만3천여대에서 40만7천여대로, 기아는 24만4천여대에서 33만5천여대로 각각 증가했다.
GM은 한국 공장에서 뷰익 앙코르 GX 및 뷰익 엔비스타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을 생산하고 있다.
GM은 2002년부터 한국에 9조원가량을 투자해 한국 제조업 부문 최대의 외국인직접투자자(FDI)라는 게 GM 측 설명이다.
독일차도 관세 부과 시 타격이 예상된다.
제조사별 미국 내 판매량 가운데 수입 물량 비중을 보면 폭스바겐(80%)이 가장 많고 이어 현대차·기아(65%), 메르세데스-벤츠(63%), 르노·닛산·미쓰비시(53%)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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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는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이에 따라 차량 가격이 올라가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시러큐스대 로스쿨의 테렌스 라우는 관세율이 10% 이상일 경우 비용 상승으로 기업 이익에 매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차 측은 미국 관세 영향에 대한 CNBC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GM·기아도 논평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관세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내달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력 업종인 반도체·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며, 이날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검토를 재확인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수혜를 받아왔던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일단 한달간 유예한 상태로, 시행에 들어갈 경우 자동차 부문에도 적용된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북미에서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모든 국가를 포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차와 도요타가 매년 한국과 일본에서 수십만 대를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다면서 “(캐나다·멕시코 관세 증가의) 적용을 받지 않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차량이 수백만 대다. 관세정책을 만들려면 포괄적으로 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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