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10여일 앞둔 미 유권자들 사이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이달 19일부터 나흘간 미국 전역의 등록 유권자 1천5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7%)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5%)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WSJ이 무소속과 3당 후보를 포함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는데 이번에는 양상이 바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여론조사에서 앞서게 된 것은 두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감도 변화와 적지 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월 여론조사 당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50%대 50%로 동일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에게 비호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유권자가 53%,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45%로 비호감도가 높아졌다.
또한 지난 4년간 해리스 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선 54%의 유권자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42%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WSJ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 집중적으로 방영되고 있는 트럼프 캠프 측의 부정적인 정치 광고가 유권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지난 8월 말까지 TV와 라디오, 인터넷 등의 광고에 모두 3억7천800만 달러(약 5천215억 원)를 투입했다. 대부분의 광고는 해리스 부통령의 이념 성향 등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을 긍정적으로 기억한다는 응답은 52%로, 부정적이라는 응답(48%)보다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책 공약 면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유권자가 부정적이라고 답한 유권자보다 10% 포인트 많았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긍정적이라는 응답보다 4% 포인트 많았다.
이 같은 정서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시간 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과 함께 지난 17일부터 닷새간 미국 유권자 1천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두 후보 중 누가 더 당신을 재무적으로 윤택하게 만들 것 같나’라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답한 유권자는 45%로,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답한 유권자(37%)보다 많았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를 더 잘 다룰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4%로, 해리스 부통령을 선택한 응답(43%)보다 많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FT는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이 치열한 대선 레이스 막판에 동력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릭 고든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해리스의 경제공약이 유권자 사이에서 기대감과 함께 실망감도 불러일으켰다”며 “해리스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다른 분야에서 트럼프에 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