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4주년을 맞아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시위가 오후 내내 열렸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정오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천585차 수요시위를 열고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5)는 약 3년 만에 수요 시위 현장에 나와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시민단체 주권자전국회의는 종로 탑골공원 앞 삼일문에서 ‘3·1혁명 제104주년 대한국민 주권선언 선포식’을 했다.
함세웅 신부, 이부영 전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 “검찰 독재와 민생 파탄, 전쟁 위기, 기후 위기를 막자”고 주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정의기억연대, 민주노총 등 6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도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제104주년 3·1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공식화한 ‘제3자 변제’ 방식에 반대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일본은 강제동원 사죄배상’, ‘윤석열 정부 굴욕외교 OUT’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일본 대사관까지 행진했다. 대사관 앞에서 욱일기가 그려진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했다.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 일부 보수성향 단체는 수요시위가 열리는 소녀상 인근에서 대형 일장기를 흔들며 ‘반(反) 수요시위’ 집회를 했다.
보수 성향 단체는 광화문 일대에서 수만명 규모로 모여 대규모 집회를 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3·1절 천만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4만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주사파 척결’, ‘민주노총 해체’ 등 구호를 외치고 찬송가를 불렀다. 이들은 집회 후 삼각지역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오후 3시부터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보신각 일대에서 3·1절 집회를 했다. 참가자 500여명(경찰 추산)은 이후 태극기를 들고 청계광장 방면으로 행진했다.
보수 단체 집회와 행진으로 한때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의회까지 세종대로 양방향 차선이 전면 통제되고 행진 구간 곳곳도 일시적으로 통제됐다.
이날 집회와 행진은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서울 도심은 보수와 진보 단체가 수만명 규모의 집회를 동시에 열어 도로가 통제된데다 휴일 나들이 인파까지 겹치면서 일대 교통이 심하게 정체됐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 도심 속도는 시속 10.7㎞까지 떨어졌다.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집회·행진 구간에 안내 입간판 46개를 설치하고, 교통경찰 270여명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