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제36대 한인회장 선거에 공식 출마 선언을 했던 전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 회장 김형률 씨가 29일 1818 클럽에서 불출마 입장 표명을 했습니다.
김형률 씨는 16개 단체와 한인 인사들의 지지로 ‘봉사하는 한인회’를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으나 논란이 됐던 이번 선관위(위원장 이재승)가 한인회 정관에 없이 선거 시행세칙으로 규정한 ‘4년 회비 납부 조항’으로 인해 후보 자격이 제한되자 출마가 어려워졌습니다.
15만 한인들이 거주하는 광역 애틀랜타에서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은 이홍기 한인회장을 비롯해 단 3명뿐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일이 영수증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엑셀 파일 기록을 증거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이재승 위원장은 선관위 기자 회견에서 “한인회비 납부 대신 사회적 기여를 가늠해 고려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이미 만들어진 공고는 수정할 수 없다”며 후보 등록 마감까지 입장 표명을 미뤘고, 그 사이 재임 의사를 밝힌 이홍기 한인회장이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김형률 씨는 “동포를 위해 헌신해야하는 한인회장에 자신 개인의 명예만을 생각해 재임을 해야겠다는 이홍기 회장과 이재승 선관위원장의 사전 담합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표명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많은 한인 동포들이 “4년 회비 납부 조항은 필요없다”며 투표에 동참하기도 하고 한인 인사들이 “불공정한 선관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날 함께한 한 동포는 “예전엔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이 한인회였으나 지금은 사람들이 한인회에 관심이 없고 어느 순간부터 더이상 동포들이나 차세대를 위한 곳이 아니게 됐다”고 말했으며, 한 한인 인사는 “정말로 한인들을 도울 수 있는 한인 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형률 씨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출마할 수 없게 됐다”며 “상식이 통하는 한인사회에서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열망이 계속되길 희망하며 저 또한 여러분들을 넉넉히 후원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다음 기회에 다른 방향으로 봉사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아래는 김형률 씨의 입장문 전문입니다.
오늘 추석날 좋은 소식을 여러분과 함께 나눠야 하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지난 8월 31일 제36대 애틀랜타 한인회장에 출마하겠다고 16개 단체와 여러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6대 공약을 걸고 출마 선언을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초 한인회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도 않고 조직된 선거관리위원회는 한인회 정관에도 없는 한인 회비 4년 납부 조항을 걸고 후보의 자격을 제한하는 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의가 제기되자 이재승 선관위원장은 이미 신문지상에 공고가 나가서 수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이 조항에 관계없이 그간의 한인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가늠해 선관위에서 자격심사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정확한 규칙을 시합을 치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애매모호한 두리뭉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전화조차 받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더욱이 한인 회비 납부자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던 한인회는 언론의 질타 이후 마지못해 이홍기 회장의 명령으로 회비 납부자 명단을 공개했고, 이름을 살펴본 결과 4년 동안 연속해서 회비 납부를 해 온 동포는 김백규 전 회장, 이국자 자문 위원, 이홍기 한인회장 등 3명뿐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말로는 15만 한인 동포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철저하게 정관을 무시한 채 후보 자격을 제한하고 진실을 감추고 악독하고 비열한 수법으로 동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한인회장에 자신 개인의 명예만을 생각해 재임을 해야겠다는 이홍기 회장과 이재승 선관위원의 사전 담합 의혹을 떨칠 수 없습니다.
또 한인 회비 납부 조항에 대해 지난 34대에는 2년, 35대에는 3년이었다며 이것을 전례라고 말하는 선관위의 잣대가 관연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선관위의 책임 있는 행동인가라는 것에 대해 실망감과 자괴감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이재승 선거 관리 위원장은 그간에 한인사회 기여를 고려하겠다고 하며 후보 등록을 권고했지만 이는 명확한 상황이 아니고 제반 사항에 대해서 모든 것이 공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검증되지 않은 발언으로 마침내 등록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처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이미 더럽혀졌습니다. 선관위와 한인회가 한 팀을 이루어서 정말로 치졸하고 조잡한 선거 분위기를 조성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인 동포들은 만만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대우를 받아야 하고 투표하는 권리를 존중받아야 합니다.
특히 차세대들에게는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 선거와 경선을 통해 현명하고 올바른 검증된 지도자를 뽑아 민주주의 꽃을 피우고 후세대들에 모범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뜻있고 열정 있는 후보를 주저 앉히고 개인의 욕망을 위해서 한인회장에 나간다는 것은 개인의 명예를 위하는 것이지 한인 동포를 위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한인 동포들의 여론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 비롯해서 이미 86.6% 가 정관에 위배된 4년 회비 납부 조항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그럼에도 한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야합 담합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회피하고 이홍기 회장이 한인회장이 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회장이 된들 무슨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50여 년의 한인회 역사를 뒷걸음치게 하는 조잡하고 치졸한 몰상식적인 작태입니다.
무릇 한인사회 원로들도 이번 사태를 통감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뿐만 아니라 소송으로 번진 34대 회장 선거는 당시 홍성구 씨의 공탁금 3만 달러를 아직도 돌려 주지 않고 있습니다. 책임의 소지를 서로 미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매번 선거때마다, 갈등이 있을 때마다 문제 해결은 커녕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이런 형태는 전직 한인 회장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한인 사회에 필요하고, 이를 고민하며,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야 되는 경선에 자리를 이렇게 더럽히고 훼손하는 비상식적 패거리 문화의 만행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홍기 한인회장, 이재승 선관위원장, 이경성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현 직책에서 모두 사퇴해 동포들에게 용서를 빌 것을 촉구합니다. 봉사하는 한인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출발했지만 저는 이번 36대 한인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출마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출마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지지자들의 희망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하지만 진실은 통하고 정의는 통합니다. 상식이 통하는 한인사회에서 여러분들 끊임없는 열망이 계속되기를 희망하며 저 또한 그런 여러분들을 넉넉히 후원하고 지지 할 것입니다.
애틀랜타 한인 동포 여러분들이 보여 주신 정의에 대한 갈망,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것으로 애틀랜타 한인 사회는 그래도 아직 저희가 살아있다는 것이 증명 되고, 다만 지도자들이라고 자칭하는 몇몇 인사들에 의해 한인사회 명예가 실추되고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