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 공항이 운영시간 변경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일 금요일 밤을 기점으로 앞으로 밤 11시부터 새벽 4시 30분까지 이용객들의 공항 출입이 제한됩니다.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비행 티켓을 소지한 이용객들과 이용객들의 동반자 혹은 보조자들에 한해 공항 출입이 가능하며 공항내에서 개인적인 미팅이 있거나 공항 직원등 허가증이 있는 대상에 한해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항측은 이같이 운영시간을 제한하게 된 배경에 대해 현재 진행중인 공사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공항이 덜 붐비는 밤 시간에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이같은 방침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항 측의 새 방침에 대해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숙자 변호인단은 지난해 겨울부터 추위를 피해 노숙자들이 공항으로 몰려들자 이에 대한 임시방편책으로 공항측이 밤시간 운영을 제한하는 방침을 택했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마샬 랜시퍼 변호사는 공항측이 밤 11시부터 새벽 4시 30분까지 공항 문을 닫고 노숙자들을 몰아냄으로써 수백명의 노숙자들이 거리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공항측은 이번 운영시간 변경 방침은 노숙자 문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진행중인 공항 외관 공사가 끝나가고 내부 공사가 실시될 예정이라 이용객들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마련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항에서 만난 한 여행객은WSB-TV 채널 2액션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항측이 노숙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운영시간을 제한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전하는 한편 “ 그러나 공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많은 이용객들이 공항 근처를 배회하는 것 또한 안전상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공항측의 이같은 방침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들이 몰려든다는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 공항은 최근 수개월 간 추위를 피해 공항으로 모여드는 노숙자들로 골머리를 앓아왔습니다.
24시간 열려있는 공항 대기실 아트리움이 노숙자들의 안식처가 되면서 이용객들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한 노숙자가 도끼와 칼 등을 들고 공항에 들어와 체포한 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남루한 의복과 악취를 풍기는 노숙자들이 이용객들을 상대로 돈을 구걸하는 행위도 빚어지면서 민원이 제기된 사례도 있었다고 공항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공항측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인 공항 대기실을 놓고 노숙자만을 겨냥해 이용을 제한하거나 강제 퇴거를 시킬 경우 노숙자에 대한 편견과 인권 침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안이 없어 고심해 왔습니다.
결국 노숙자의 인권을 보장해주면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안식처를 제공하느냐 아니면 이용객들의 안전과 위생을 포함해 비즈니스적 차원에서 쾌적한 공항 환경을 제공하느냐를 놓고 힘겹게 저울질을 하던 공항측이 내놓은 이번 운영시간 제한 방침은 실제로 공사위험에 따른 안전대책의 일환이라 할지라도 한동안 이같은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